TV예능까지 접수… 장진사단의 내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류승룡 신하균 정재영… 서울예대 끈끈한 인맥
탄탄한 연기력 바탕으로 방송가로 영토 확장
김슬기-김민교-류덕환 등 2세대들도 맹활약
기본 중시… “연기 못하면 인간취급 못받아”

장진 감독
장진 감독
올해 초 영화 ‘7번방의 선물’로 ‘1000만 배우’가 된 류승룡(43). 서울예술대 90학번인 그는 늦은 나이인 30대 중반 영화에 데뷔했다. 데뷔작은 장진 감독(42)의 ‘아는 여자’(2004년). 이전까지 비언어극 ‘난타’의 멤버로 활동했던 그는 ‘난타’를 그만두고 대학 1년 선배인 장 감독을 찾아갔다.

그는 ‘아는 여자’의 은행강도 역을 시작으로 ‘박수칠 때 떠나라’(2005년) ‘거룩한 계보’(2006년)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년) ‘퀴즈쇼’(2010년) 등 장 감독 영화에 줄줄이 출연해 충무로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그리고는 ‘최종병기 활’(2011년) ‘내 아내의 모든 것’(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를 성공시키며 ‘충무로의 대세’가 됐다.

영화계에서 방송가로 영토확장
류승룡 외에도 신하균(39) 장영남(40) 정재영(43) 등 영화계의 연기파 배우 중에는 이른바 ‘장진 사단’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많다. 장 감독의 ‘페르소나’인 정재영은 서울예대 연극과 1년 후배로 영화 ‘킬러들의 수다’(2001년) ‘아는 여자’ ‘거룩한 계보’의 주연을 맡았고, ‘아들’(2007년)에서는 목소리 출연,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는 우정출연 했다.

대학 동아리 4년 후배인 신하균은 ‘기막힌 사내들’(1998년)로 데뷔했다. 그는 이어 장 감독의 ‘킬러들의 수다’ ‘박수칠 때 떠나라’와 장 감독이 제작을 맡은 ‘웰컴 투 동막골’(2005년)에 출연했으며, ‘아들’에서는 목소리 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장진 사단에는 서울예대 시절 장 감독과 인연을 맺은 연극·영화계 인사가 많은데 최근에는 그 범위가 방송으로 확장됐다.

요즘 까칠하지만 밉지 않은 욕설 연기로 ‘국민 욕동생’이라 불리는 배우 김슬기(22)는 ‘2세대 장진 사단’의 대표주자다. 서울예대 10학번인 김슬기는 휴학 중이던 지난해 21년 선배인 장 감독과 동아리 30주년 기념 연극을 한 것을 계기로 tvN ‘SNL 코리아’에 출연하게 됐다. 김슬기 외에 ‘SNL 코리아’에서 북한 김정은을 패러디해 화제가 된 김민교(39), 시사평론가 진중권을 패러디한 ‘진중건’ 역의 김원해(44)도 서울예대 인맥이다.

또 연극 ‘웰컴 투 동막골’ 때 인연을 맺은 연기파 배우 류덕환(26), ‘SNL 코리아’와 tvN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에 출연한 배우 고경표(23)는 장 감독이 운영하는 ‘필름있수다’ 소속으로 2세대 장진 사단이다.

방송·영화계 관계자들은 장 감독에 대해 “배우 보는 눈이 정확한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장 감독은 연극과 영화, 방송 경험이 풍부하다. 매체를 잘 이해하고 있어 그에 어울리는 배우를 보는 촉도 발달한 것 같다”라고 해석했다.

‘SNL 코리아’의 안상휘 CP는 “장 감독은 신인 발굴 능력이 탁월한 데다 코미디 감각이 있어 이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부터 조언을 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방송계 인사는 “장진 사단에서 연기를 못하면 인간 취급을 못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때문에 장진 사단 출신은 연기력 하나는 확실하다”고 했다.

장 감독은 “내 작품은 캐릭터와 대사가 중요하다. 그래서 외모보다는 대사 전달력과 연기력을 중시한다. (장진 사단 배우들은) 탄탄한 기본기 때문에 나중에 유명해져도 ‘반짝 스타’에서 멈추지 않고 오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