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갑자기 뜬 대한민국 예능인 조달환 “저도 요즘 어안이 벙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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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환, 무명서 스타급으로 떠올라

조달환은 “연기·운동·캘리그라피를 10년 동안 꾸준히 해왔다”며 “내가 했던 일이 한꺼번에 화제가 돼 나 역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조달환은 “연기·운동·캘리그라피를 10년 동안 꾸준히 해왔다”며 “내가 했던 일이 한꺼번에 화제가 돼 나 역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무명 배우 조달환(32)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자 주변 사람들은 걱정이 앞섰다. 지인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기를 바라며 그의 이름을 클릭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KBS 예능프로그램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 ‘탁구의 신’으로 단숨에 핫이슈가 됐다. 연기가 아닌 예능 출연으로 이름을 알린 것. 조달환은 “주변인들도 내 이름을 검색하고서야 안도했다더라”며 웃었다.

그는 프로 못지않은 탁구 실력과 “쵸레이 하!” 같은 재치 있는 말솜씨로 단숨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면서 ‘조달환’이라는 새로운 예능인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잠깐의 관심이라 생각했지만 방송이 나갈 때마다 이름이 거론되자 조달환 역시 ‘이게 뭐지?’라며 당황했다.

“처음 1위했을 때도 신기했지만 관심이 지속되는 게 더 신기했어요. 또 계속 출연한다는 소식에 어안이 벙벙하더라고요. 이게 맞는 건가 싶었어요.”

요즘은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악수를 청하는 사람도 있고 ‘예체능’뿐 아니라 조달환의 출연작을 읊으며 응원하는 팬들까지 생겼다. 최근 개최한 캘리그래피(Calligraphy·서예 미술의 일종으로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 전시회에도 많은 사람이 찾았다.

“술 취한 아저씨가 ‘어 조달환이네’ 하며 악수를 청하세요(웃음). 많은 분이 저를 화면 속 연기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봐주는 게 가장 좋아요. 제 연기 철칙 중 하나가 ‘인간미를 갖춘 연기자’거든요. 이제야 제가 원하는 배우로서의 삶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생각해요.”

방송 관계자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그동안 그저 그런 연기자로만 봤던 조달환을 관심 있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는 “나란 사람의 또 다른 가능성을 봐 주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렵게 대중에게 알려졌음에도 큰 욕심은 없다.

“설레죠. 많은 분에게 감사하고요. 기쁜 건 사실이지만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있어요. 저는 여기에서 조연이에요. 이미 강호동이라는 멋진 주연이 있거든요. 또 인기라는 게 있다가도 없어지잖아요. 내려갈 준비는 늘 하고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마음은 비우고 있지만 방송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겁다.

이날도 배드민턴을 치고 왔다며 퉁퉁 부은 손을 내밀었다. 그는 “연기자는 ‘숨을 쉬는 순간에도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능이라고 다를 건 없다”고 주장했다.

“예능이지만 저에겐 작품에 출연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예체능’에서도 선수 조달환으로 연기하고 있는 셈이죠. 프로그램도 예능이 아닌 다큐멘터리 같아요. 완전 리얼이에요. 무슨 경기를 할지 안 알려줘요. 오죽하면 볼링 연습이 있던 날 탁구 라켓을 들고 갔다니까요(웃음). 나중에 후회할까 봐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조달환은 예체능을 이끌고 있는 강호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단한 형님”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호동 선배는 멤버, 게스트, 제작진 등 모든 사람을 다 챙기더라고요. 정말 대단해요. 저와 호동 선배요? 단단한 관계를 맺으려고 세심한 기초공사를 하는 중이죠. 정말 좋은 선후배로 오랫동안 남고 싶어요.”

앞으로 조달환은 ‘예체능’ 외에도 할 것이 많다. 당장 영화 ‘레드카펫’에 출연한다. 새로운 드라마에도 합류할 예정이다.

“누군가가 뛰어가는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 중 누가 더 멀리 오래가냐고 묻더라고요. 생각해보니 걸어가는 사람인 것 같아요. 천천히 걷더라도 주위에 현혹되지 않고 바른길을 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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