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호프 작 연극 3곳서 잇달아 개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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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人(in) 체홉’에서 칠순의 남자배우로 출연하는 여배우 박정자. 프로젝트박스 시야 제공
‘14 人(in) 체홉’에서 칠순의 남자배우로 출연하는 여배우 박정자. 프로젝트박스 시야 제공
장마가 주춤하면서 불볕더위가 쏟아지는 이번 주 공연계에선 갑작스러운 시베리아 고기압의 확장이 몰고 온 세 차례의 소나기가 이틀 간격으로 내리고 있다. 안톤 체호프(1860∼1904)라는 이름의 소나기다.

18일(화) 개막한 ‘14 人(in) 체홉’(오경택 연출)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극작가 체호프의 단막극 다섯 편을 매일 세 편씩 묶어서 공연한다. 체호프는 모두 10편의 단막극을 남겼는데, ‘백조의 노래’(2인극) ‘곰’(3인극) ‘청혼’(3인극) ‘담배의 해로움에 대해’(1인극) 등 4편과 그의 단편소설을 낭독극으로 개작한 ‘불행’(2인극)이 무대화된다.

이 중 칠순의 여배우 박정자가 남장하고 출연하는 ‘백조의 노래’는 지난해 50년 맞은 그의 연기인생과 묘한 공명을 일으킨다. 칠순의 희극배우가 불 꺼진 극장에서 배우로서 자신의 진짜 재능을 감추고 살아온 가슴 아픈 이유를 털어놓으며 리어왕과 햄릿의 명대사를 풀어놓는다. 7월 7일까지 서울 동빙고동 프로젝트박스 시야. 3만 원. 1544-1555

20일(목) 개막한 극단 아르케의 ‘벚나무 그늘 아래에서 벌어지는 한 가문의 몰락사’(김승철 재구성·연출)는 체호프의 4대 장막극 중 ‘벚꽃동산’을 낭만비극으로 재구성했다. 제정 러시아 시대 귀족들이 시대 변화에 뒤져 몰락하는 과정을 처연하게 그린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체호프와 동시대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1840∼1893)의 피아노 소나타 37번 선율에 맞춰 원작을 ‘역사의 순환’ 내지 ‘자연의 순환’으로 포착했다. 30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3만 원. 070-7869-2089

22일(토) 개막하는 ‘2013 갈매기’(강태식 번역·연출)는 체호프의 장막극 ‘갈매기’를 TV드라마를 통해 익숙한 배우들의 연기로 풀어낸다. 갈매기는 여배우 아르까지나와 그의 연인인 소설가 뜨리고린, 아르까지나의 아들 꼬스차와 그의 연인 니나의 엇갈린 삼각관계를 그린다. 데뷔 30년 만에 연극에 처음 도전하는 양미경과 김예령이 아르까지나 역, 김명수와 송영규가 뜨리고린 역으로 번갈아 출연한다. 7월 14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4만4000∼7만7000원. 02-715-5733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안톤 체호프#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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