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해가 뜨기 무섭게 눈 비비고 일어나 만원 버스에 몸을 싣고 직장으로 향한다. 저녁이면 피곤에 절어 감겨 오는 눈으로 지하철 안에서 꾸벅거리다 내릴 정거장을 지나친다. 문득 ‘내가 지금 왜 이렇게 살고 있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결심한다. ‘아, 이번 휴가에는 꼭 나만을 위한 힐링 여행을 떠나리라.’ 하지만 눈뜨면 다시 같은 일상이 펼쳐진다.
평범한 나날들을 원망하며 꿈같은 순간이 오길 몽상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부러우면 따라하라’는 메시지를 건넨다. 그것도 아주 우아하고 고상하게.
소설가인 저자는 프랑스 파리와 독일 베를린부터 미국 뉴욕, 케냐 나이로비 등 곳곳을 여행하며 사색한 모든 것을 모아 여행 에세이에 담아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이탈리아 베로나, 프랑스 니스의 해변, 마추픽추를 비추는 햇빛까지 섬세한 눈길로 잡아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저자가 말하는 ‘파티의 기술’은 인생의 소소한 모든 순간에서 보석 같은 기쁨을 발견하는 것이다. 전면을 툭 털어 시원시원하게 실은 여행지 사진도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저자가 직접 촬영했지만 여느 사진작가의 실력 못지않다. 길거리의 상점에 나부끼는 깃발과 인도에 핀 꽃 한 송이 등 세심한 관찰력으로 여행지의 모습을 담아냈다.
책 전반에 사랑과 예술, 인생, 아름다움 같은 추상적 단어가 남발돼 지나치게 사색적인 느낌을 주는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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