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60일간 4800km… 대륙 자전거 여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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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만리장정/홍은택 지음/376쪽·1만5800원·문학동네

저자는 지난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중국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미국 대륙을 자전거로 여행한 지 7년 만. 60일간 중국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 상하이에서 출발해 시안과 베이징, 뤄양, 난징, 항저우 등 중국의 고도 8곳을 도는 일정이었다. 총 주행거리 4800km. 당시 나이 마흔 아홉이었다.

저자는 자동차와 기차를 두고 꼭 자전거를 타야 하느냐는 아내의 불만에 “페달링은 문신하는 것처럼 낯선 곳을 근육에 새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응수한다. ‘엉덩이와 어깨의 이중고를 느끼고 매연을 마시며 허벅지가 터지도록 언덕을 오르더라도 사람들 속으로 달려가자’는 문장에서는 20대 청년 같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책은 생생한 여행 에세이이자 살아있는 중국 입문서이기도 하다. 가이드가 ‘갑’인 황당한 단체관광을 경험하며 ‘관광 가이드는 공산당의 다른 이름이고, 관광객들은 14억 인구 중에서도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 있는 라오바이싱(일반 서민)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또 1989년 베이징 톈안먼 사태 때 격렬한 정치토론이 오갔던 런민광장이 편의시설로 쪼개져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가 돼 버린 것을 보고 ‘인민은 없고 개인만 있었다’고 표현한다. 이 밖에도 시골마을의 농민, 도시의 대학생, 젊은 부부들을 만나며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낸다.

저자는 동아일보에서 워싱턴특파원과 이라크전쟁 종군기자로 활동했다. NHN 이사를 지낸 뒤 현재 카카오 콘텐츠 총괄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중국 만리장정#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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