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트레이스 유’ 이율-이창용 “‘아’하면 ‘어’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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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9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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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로는 똘끼 있는 두 남자의 모습에 흠뻑 취했다. 바로 뮤지컬 ‘트레이스 유’에 출연중인 이율, 이창용이다.

‘트레이스 유’(Trace U·연출 김달중)는 록 클럽 ‘드바이’에서 공연을 하며 살아가는 보컬리스트 구본하(이율·손승원·윤소호)와 클럽 주인인 이우빈(최재웅·이창용·김대현)의 2인극. 매일 클럽을 찾아오는 한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긴 본하는 그 여성에게 만나자는 쪽지를 남기지만 여자는 오지 않는다. 떠나간 여인을 잊지 못한 본하는 결국 약물에 손을 대며 우빈과 갈등을 빚는다. 극은 점점 본하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우빈과 본하의 미스터리한 관계가 펼쳐진다.

‘트레이스 유’는 이미 마지막 공연까지 매진 상태. 한번 보고 또 오는 일명 ‘회전문 관객’도 상당하다. 공식적으로 이 공연을 5회 이상 본 관객만 500명이 넘는다. 그 만큼 강한 매력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한창 마지막 공연을 달리고 있는 배우 이율·이창용을 만났다. 인터뷰 당일은 밤 10시 30분부터 시작하는 심야공연이 있던 날이다. 관객들과 즐길 준비를 100% 충전하고 온 이들은 어느 때보다 즐거워보였다.

<이하 일문일답>

Q. 심야공연 날이다. 주중·주말 공연과 차이가 어떤 차이가 있나.


이율 : 마음이 편하고 부담이 덜 된다. 왠지 심야 공연 때 보는 관객들은 편하게 느껴진다. 공연을 어떤 요일에 하는지, 날씨는 어떤지에 따라 관객들의 반응은 확연히 다른 것 같다. 아무래도 심야공연은 정말 즐기러 오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마음은 더 편하다.

Q. 한창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데 기분은 어떤가.

이창용 : 시간이 안 가는 듯 하면서 벌써 마지막 공연이 다가오고 있다. 무대를 섰던 회차가 많아서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즐거웠다. 관객들의 반응도 놀라웠고 그 반응에 더 신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Q. 관객들에게 ‘트레이스 유’는 신선한 느낌을 준다. 배우에게도 그러한지.

이율 : 나에게 공연은 다 비슷한 것 같다. 연극의 3요소인 희곡, 배우, 관객이 다 갖춰져 있는 뮤지컬이다. 장르로 보면 색다를 수 있지만 극의 일부분이고 본질적인 부분은 같은 것 같다.

이창용 : 올해 서른이 됐는데 시작을 ‘트레이스 유’로 하게 돼 좋다. 잘 한 것 같다. (웃음)
오랜만에 사람의 심리를 건드려보는 작품을 맡게 된 것도 좋았고 이 작품을 통해서 자신감을 많이 갖게 된 것 같다.

Q. 록 뮤지컬이다. 아무래도 배우에게 상당한 고음이 요구된다.


이창용 : 아무래도 목에 무리가 간다. 어느 공연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컨디션 조절을 잘하고 있다. 목을 쓰다보니 음이탈 현상이 일어날 뻔도 했다. 그런데 이율이 목청을 더 쓰니까 나보다 더 힘들 것 같다.

이율 : 그냥 나는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비결이다.(웃음)

Q. 공연을 하며 어려운 점이 느껴진 적이 있는지.

이율 : 본하는 20대로 설정돼 있지 않나. 나는 서른이 넘었고. 20대의 신선함을 주는 것이 어렵다.(웃음) 공연에서 어린 말투도 써보고 하지만 20대의 신선함을 넘기는 좀…. (웃음)

이창용 : 기운이라고 할까? 공연에서 본하를 정신적으로 무너트려야 하니까. 그런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어렵다. 또 공연이 끝나면 앙코르 무대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지는 않다.

Q. 이율은 공연 중 객석으로 가 관객 무릎에 앉기도 하는 등 재미있는 설정이 몇 개 있다.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이율 : 대부분 비슷하다. 당황해하고 손사레를 치기도 하고…. 아! 그런데 저번에 어떤 관객은 독특한 반응을 보였다. 내가 관객에게 다가가서 ‘나는 22살이야’하며 소개를 했다. 그런데 어떤 관객이 깜짝 놀라며 ‘어, 진짜?’라며 큰소리로 말하며 ‘나는 서른이야. 내가 너보다 누나야’라고 말했다. 진짜 재미있었다.

이창용 : 보통 관객들 반응은 똑같다. 이율이 관객석으로 갈 때 나는 무대에서 관객들을 본다. 그런데 관객들이 은근 다른 관객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웃음)

Q. 회전문 관객이 상당하다. 어떤 매력이 있는 공연일까.

이창용 :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강하다. 뮤지컬을 즐기다가도 콘서트 공연 같은 기분도 들 것 같다. 또 모든 극이 끝나면 앙코르로 관객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있다. 관객들이 일어나서 손을 들고 뛰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것 같다.

이율 : 또 극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공연장에서는 함께 뛰는 즐거움이 있다면 공연장 밖에서는 희곡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Q. 두 배우는 크로스페어가 시작하기 전(3월 말)까지만 해도 늘 함께 공연을 했다. 아무래도 호흡이 남다를 것 같다.

이창용 : 아무래도 30회 이상 같이 공연을 했으니까 다른 배우보다는 호흡은 더 잘 맞는다. 어떠한 상황이 와도 서로 눈빛으로 다 알 수 있다.

이율 : 이창용은 따뜻한 배우다. 상대방 배려를 많이 해서 무대에 함께 서면 편하다. 상대배우에게 편안함을 준다는 건 그 배우도 편안하다는 사실이다. 배우에게 안정감이랑 굉장히 중요하다.

이창용 : 프리뷰 공연에서는 이율이 나에게 편안함을 줬다. 프리뷰 공연 때 긴장을 많이 해서 많이 했는데 이율이 그런 나의 대사를 잘 받아줬다.

이율 : 지금은 이창용이 나의 대사를 잘 받아준다. ‘아’하면 ‘어’하는 사이다.

Q. 우스갯소리지만 ‘트레이스 유’에는 똘끼가 가득한데 실제로 보니 대조적이다.


이율 : 공연장에서만 똘끼 있는 모습이고 평상시에는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이창용 : 공연과는 상반되게 사적으로 만나면 내가 더 수다스럽다. 이율은 내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준다.

이율 : 이창용은 정말 재미있다. 배꼽이 빠질 정도다. 가끔 개그맨이 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Q. 이제 데뷔 5년차이다. 배우로서 계획한 바를 이룬 것 같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이율·이창용 : 적당한 속도로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것 같다. 너무 빠르지도 않고 너무 느리지도 않다. 모든 배우가 그렇겠지만 좋은 작품이 있다면 차근차근 하는 게 배우의 길이 아닐까. 내게 주어진 작품들을 열심히 하고 싶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간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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