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세력판도, 상반기 4대 기전서 가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9일 03시 00분


원성진-스웨 내달 LG배 쟁패 뒤이어 농심배 최종라운드
박정환-판팅위 차세대 주자 3월 잉창치배 결승서 만나
양국 1위 이세돌-천야오예 5월 춘란배서 자존심 건 싸움


계사(癸巳)년 한국과 중국 간 바둑 힘겨루기는 어떻게 될까. 지난해 한국 바둑은 중국의 주링허우(90後·1990년대 출생자) 힘에 밀려 휘청거리다 연말에야 중심을 잡았다. 올해는 사정이 좋지 않다. 세계대회 우승자 백홍석 9단을 비롯해 윤준상 9단, 허영호 9단 등 중간 허리가 7일 입대한 데다 원성진 9단도 3월경 입대할 예정이어서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

상반기에 치러지는 △LG배 결승 △농심신라면배 마지막 라운드 △잉창치(應昌期)배 결승 △춘란배 결승이 양국 간 세력 판도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원 9단과 스웨(時越) 5단이 다음 달 18일부터 겨루는 LG배 결승 3번기가 양측에 중요하다. 원 9단은 2011년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하는 등 지금까지 다섯 차례 우승했다.

반면 그의 상대는 국제무대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우승 경험은 없지만 자국 내 랭킹 3위의 신예 강자. 한국기사에게는 통산 28승 14패. 지난해에는 이세돌 9단과 강동윤 9단에게 진 것을 빼고는 한국기사에게 12승을 거뒀다.

두 사람 간의 공식 전적은 없다. 원 9단이 입대 전에 개인적으로는 삼성화재배에 이어 두 차례 세계대회 우승에 성공할지, 나아가 네 차례 연속 중국에 빼앗긴 우승컵을 되찾을지 관심거리다.

다음 달 26일부터는 농심배 마지막 라운드가 열린다. 한중일 3국에서 5명씩 나와 연승전 형식으로 치러지는 국가대항전. 일본은 이미 5명 모두 패해 탈락했다. 한국은 박정환 9단과 최철한 9단이 남아 있고 중국은 천야오예(陳耀燁) 9단과 셰허(謝赫) 9단, 장웨이제(江維杰) 9단이 버티고 있다. 모두 한국기사에게 강하다. 천야오예는 64승 25패(71.9%), 셰허는 66승 27패(70.9%), 장웨이제는 25승 14패(64.1%).

한국팀의 첫 주자는 2연승을 한 최철한 9단. 그의 다음 상대는 대국 당일 결정된다. 천적인 천야오예나 셰허가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천야오예는 최 9단에게 9승 1패, 셰허도 4승 1패다. 그러나 최 9단은 “지금까지 다섯 번 출전해 성적이 같았던 적이 없다. 이번에는 끝까지 다 이기면 5연승”이라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마지막 수문장은 박정환 9단. 천야오예에게는 2승 6패로 약하지만 셰허(2승 1패)와 장웨이제(2승 1패)에게는 승수가 더 많다. 한국이 지난해에 중국에 우승컵을 빼앗겼다. 농심배는 한국이 초대 대회에서 6연패한 것을 비롯해 10회 우승했다. 중국이 2회, 일본이 1회.

3월에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잉창치배 결승(3, 4, 5국)은 각국의 차세대로 불리는 박정환 9단과 판팅위(范廷鈺) 3단 중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를 가늠하는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의 결승 1, 2국은 1-1로 무승부.

또 5월에 열릴 예정인 춘란배 결승은 이세돌 9단과 천야오예, 각각 자국 랭킹 1위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다. 천야오예가 한국기사에게는 강하지만 유독 이 9단에게는 1승 3패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4대 기전#한중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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