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손끝연기’ 라고 들어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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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8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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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이 돌아왔다.

이 한마디에 뮤지컬 팬들은 아마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을까 싶다.

뮤지컬 초보자들이 꼭 봐야하는 공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오페라의 유령’이 25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았다. 이번 공연은 2005년 월드투어 이후 7년만.

한국 팬을 특별히 생각하는 ‘최고 팬텀’ 브래드 리틀(Brad Little)이 다시 한국을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브래드 리틀은 팬텀 역을 2000회 이상 연기한 전세계 단 4명의 배우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오페라의 유령’은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서 발생한 납치 사건과 남녀의 삼각 관계를 그린 뮤지컬로 프랑스 소설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상처를 입어 흉측해진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팬텀, 프리 마돈나 크리스틴, 귀족 청년 라울의 이야기이다.

▶ 명불허전 브래드 리틀, 머리부터 발끝까지 연기

지금까지 2000회 이상 팬텀을 연기한 브래드 리틀의 연기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야 말로 명불허전.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감미롭고 부드러운 모습부터 사랑에 배신당해 분노에 찬 한 남성의 폭발적인 연기까지 ‘천의 얼굴’을 가진 그 남자의 신들린 연기를 볼 수 있다.

특히 브래드 리틀은 가면으로 얼굴 반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표정 연기보다는 온 몸으로 연기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연기한다. 특히 그의 섬세한 손가락이 움직이는 모습을 주목하라. 온몸으로 연기하지만 손끝에 최대한 감정을 실어 객석에게 전달한다. 어떻게 그가 2000회 이상 팬텀을 할 수 있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 후속작 ‘러브 네버 다이’(Love Never Dies)를 먼저 공연한 클레어 라이언(Claire Lyon)은 크리스틴 역을 맡아 팬텀과 라울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다. 3옥타브를 넘나드는 청초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또한 귀족 청년 라울 역을 맡은 안토니 다우닝(Anthony Downing)은 크리스틴을 팬텀에게서 지켜내려는 강한 연기를 엿볼 수 있다. 한국 관객에게 이 새로운 ‘라울’은 풋풋한 매력을 선보인다. 그의 훈훈한 외모 한몫한다.

▶ 관객들의 눈 호강 제대로 시켜주는 무대

이번 ‘오페라의 유령’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호강시켜주고 있다. 무대장치와 넘버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정도로 장관이다.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옮겨놓은 듯한 무대와 2막의 시작인 ‘가면무도회’에선 239벌의 코스튬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20만개의 유리구슬로 이뤄진 너비 3m의 샹들리에가 팬텀의 분노로 관객들 눈앞에서 떨어지는 순간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졸이게 한다. 다시 올라가는 샹들리에 또 떨어지진 않을까 공연 중간 중간 확인해보는 관객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팬텀이 크리스틴을 데리고 배를 타고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향하는 장면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욱한 안개, 281개의 촛불, 그리고 팬텀과 크리스틴을 태운 나룻배는 정말 물 위를 지나는 듯 해 관객들이 고개를 내밀 정도.

어느 공연이나 그렇겠지만 앞쪽 좌석을 구매한 관객들은 배우들의 얼굴을 다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오페라의 유령’은 샹들리에가 눈앞에서 떨어지는 경험을 맛 볼 수 있다. 단지 오리지널 팀 공연이라 영어로 극이 진행된다. 그렇기에 오페라의 유령을 처음 보는 관객이거나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자막이 잘 보이지 않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 공연장 밖은 또 다른 공연장…세심한 인테리어까지

공연을 기다리기 전, 공연장 밖에서도 팬텀을 느껴보자. 티켓을 받고 공연장으로 내려가다 보면 팬텀의 가면이 들어있는 램프들을 볼 수 있다. 마치 관객이 크리스틴이 되어 팬텀과 함께 그가 사는 지하 공간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직접 팬텀이 되어볼 수 있는 시간도 있다. 포토이용권을 구매해 직접 팬텀 가면을 쓰고 즉석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거의 커플이나 지인 등 2명이 찍는데 사진은 한 장밖에 나오지 않은 아쉬움은 있지만 말이다.

공연장을 들어가는 입구에는 팬텀, 크리스틴 등 주요 배우들이 입고 있는 의상들을 전시해놓고 있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크리스탈이 촘촘히 박힌 팬텀의 가면은 눈길을 떼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다.

아직도 ‘오페라의 유령’을 보지 못했다면, 7년 만에 돌아온 브래드 리틀의 농익은 연기를 감상하기에 최고의 시간일 것 같다. 단지 1월말까지는 표를 구하기 힘들다는 단점.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팀은 2월 28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설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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