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웹툰 인기… 주인공 동물들의 꾹꾹 참았던 한마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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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푸들 낭낙이 “내가 주인 키우는 듯”
하얀토끼 슈바 “내 이름은 욕이 아냐”

다음 웹툰 ‘개와 토끼의 주인’(위)과 네이버 웹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다음 웹툰 ‘개와 토끼의 주인’(위)과 네이버 웹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작가의 반려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웹툰들이 애견·애묘인(人) 독자들이 찾는 ‘성지’로 떠올랐다. 연재 횟수가 거듭되면서 댓글 게시판도 독자들이 키우는 동물을 자랑하는 공간에서 반려동물 돌보기 정보를 주고받는 사랑방으로 바뀌어간다. 인기 웹툰 속 주연급 반려동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낭낙이(‘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의 개)=견생 17년을 살다 보면 가끔 내가 우리 주인 ‘초’를 키우는 게 아닐까 싶을 때가 있어. 까만 푸들에서 회색으로 색까지 바랜 지금, 귀도 안 들리고 남은 힘을 다해 꼬리를 흔들면서 초와 독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는 걸 잘 알아. 나는 언젠가 마주치게 될 ‘끝’이라는 단어에 그 누구에게도 부담주고 싶지 않아. 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가 정말 좋아하던 소시지도 주질 않고 계단도 혼자 못 내려가게 하지. 초가 현관을 나서고 문을 닫았을 때 집 안에서 혼자 늑대울음 소리를 내며 우는 건 ‘내가 있으니 나를 잊지 말아 달라’는 신호야.

▽단테(‘그루밍선데이’의 고양이)=쯧쯧, 누님만 나오면 그 만화 참 가라앉아요. 그나마 순대(‘내 어린고양이와 늙은이’ 속 고양이)가 분위기 조금 살리는 편이지. 우리 주인(전작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그렸던 HUN 작가)은 나를 사랑스럽게 그리기는 하는데 잠에 푹 빠지면 물건을 올려놔도 모르는 둔한 고양이로 캐릭터를 설정해 불만이에요. 가끔 주인이 주워들은 이야기들로 에피소드를 만들거나 불편한 점을 그리기도 하는데 독자들이 비난들 좀 안 했으면 좋겠어. 교육만화가 아니잖아.

▽슈바(‘개와 토끼의 주인’의 토끼)=내 이름은 욕이 아니에요. 검다는 뜻의 ‘슈바르츠’라는 독일어에서 따왔는데 사실 내 눈만 제외하면 나는 백설같이 하얀 토끼인데 말입니다. 우리 주인은 내게 민들레나 사과껍질처럼 맛있는 걸 줄 때만 풀네임을 부르고 평소엔 슈바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에게 내가 기립해서 부르르 떠는 묘기 보여준답시고 좋아하는 건과로 약을 올릴 때마다 살짝 신경질도 나요. 같이 사는 디엔드(개) 분량이 좀더 많은 것 같아 자극받고 새로운 장기를 갈고닦고 있으니 두고 봐요.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낭낙이#슈바#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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