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같은 공간, 다른 시간]콩깍지 녀석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7일 03시 00분


2010년 4월(왼쪽)과 2012년에 각각 찍은 사진.
2010년 4월(왼쪽)과 2012년에 각각 찍은 사진.
‘아이들 얼굴이 이렇게나 많이 바뀌었네. 언제 봐도 예쁘기만 해서 크는 줄을 몰랐구나!’

2010년 어느 봄날 서울의 선유도공원에서 사진 스튜디오 같은 공간을 발견하곤 ‘찰칵’ 했다. 그리고 2012년 가을, 같은 공간에 다시 아이들을 앉혔다.

콩깍지는 영원히 벗겨지지 않을 모양이다. 열 살과 세 살 때의 모습은 ‘찬란’ 그 자체였는데, 열두 살과 다섯 살인 지금 모습은 ‘휘황찬란’하다. 천성이 영락없는 여자인 첫째에게선 사춘기의 기운이 설핏 비치고, 도깨비와도 장난질을 할 둘째의 얼굴엔 제법 어른스러운 윤곽이 잡힌다.

변화가 없다면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을 알 방도가 있을까. 두 녀석이 각자의 생명력으로 세상을 잘 ‘소화’해냈기에, 아빠는 이제야 시간이 흘렀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두 장의 사진을 겹쳤을 때 나타날 아이들의 자란 키, 늘어난 살집, 탄탄해진 지혜가 온전히 한 여인의 공로임을 느낀다.

“얘들아, 그 생명력으로 세상을 너희들 ‘마음껏’ 살기를 바라. 그리고 우리 매년 같은 곳에서 사진 한 장 찍자.”

이슬라데솔(서울 양천구) Isladesol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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