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청계천 ‘청혼의 벽’ 1000번째 프러포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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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청계천 두물다리 ‘청혼의 벽’에서 1000번째 커플인 오지훈 씨(오른쪽)와 여자친구 김효미 씨가 커플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6일 오후 청계천 두물다리 ‘청혼의 벽’에서 1000번째 커플인 오지훈 씨(오른쪽)와 여자친구 김효미 씨가 커플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남자들은 늘 고민이다. 어디서, 어떻게 사랑을 고백해야 점수를 딸지….

영화 ‘귀여운 여인’의 리처드 기어처럼 리무진 위에서 꽃을 들고? ‘러브액츄얼리’처럼 그녀의 집 앞에서 말없이 도화지에 써서?

하지만 현실은 어렵다. 마음은 오스카상인데 몸은 어쭙잖은 말 몇 마디와 입부터 들이대는 나…. 애써 예약한 그 카페는 오늘따라 왜 이리 시끄러운지…. 그럴 때.

고민하지 말자.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love actually is all around). 청계천 ‘청혼의 벽’은 6일 1000번째 사랑고백 커플이 나올 정도로 인기 프러포즈 장소다.

‘청혼의 벽’은 지하철 2호선 용두역 5번 출구를 나와 청계천에서 신설동 방향으로 조금만 걸으면 나온다. 2007년 12월 24일 첫 프러포즈 이후 5년 동안 999쌍이 이곳에서 사랑을 고백했다. 그중 376쌍이 실제 결혼까지 골인했으며 이벤트 이후 헤어진 18쌍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오후 7시 열린 1000번째 사랑 고백의 주인공은 37세 노총각 회사원 오지훈 씨. 오 씨는 여자친구 김효미 씨(29)를 위한 깜짝 이벤트 장소로 이곳을 선택했다. 4년 전 처음 만난 오 씨와 17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지만 그동안 제대로 된 프러포즈를 못했다고 한다. 오 씨는 “장인어른이 2년 전부터 암 투병을 하시다 돌아가셔서 여자친구의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제대로 된 프러포즈도 하고, 하늘에 계신 장인어른께 결혼소식도 전해드리고 싶어 이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청혼의 벽은 인터넷 홈페이지(propose.sisul.or.kr)를 통해 청혼일 일주일 전까지 수∼토요일 중 날짜를 택한 후 사연과 프러포즈 영상 또는 사진파일 등을 올리면 된다. 신청한 일시에 청혼의 벽에 도착하면 미리 제작한 영상을 비쳐 준다. 상대방이 승낙하면 함께 청계천 가운데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 두물다리 기둥에 있는 사랑의 자물쇠 존에 평생을 같이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자물쇠를 채울 수 있다. 혹한기 혹서기에는 탄력적으로 운영되며 일몰 후(오후 6시 4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무대 조명 음향 등 이벤트 비용은 모두 무료. 02-2290-6807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청계천#청혼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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