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루키 제쳤다” 中대륙 환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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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소식 주요 뉴스 보도 “노벨상 콤플렉스 털어 내”

중국 언론은 11일 모옌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하며 환호했다. 이번 수상은 특히 중-일 영토 분쟁이 고조된 가운데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제치고 이뤄 낸 쾌거여서 중국인들은 더욱 흥분하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와 신화(新華)통신 등은 스웨덴 한림원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모옌의 수상 사실을 전하며 그의 약력과 주요 작품들을 소개했다. CCTV는 노벨위원회가 이날 오전부터 문학상 시상식 취재를 요청했다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매체는 모옌의 고향인 산둥 성 가오미 현에 마련된 ‘모옌문학관’을 사전에 취재해 발표가 나자 곧바로 내보내는 등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마오웨이제(毛維傑) 문학관 관장은 “중국이 각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지만 유독 문화 부문은 그렇지 않았다”며 “이번 노벨상 수상은 중국 문화 발전에 중대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수상이 중국의 ‘노벨상 콤플렉스’를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1957년 중국계 미국인인 양전닝(楊振寧) 교수가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9명의 화교가 각 분야에서 노벨상을 탔지만 정작 중국 국적자는 노벨상을 타지 못했다. 특히 2000년 프랑스 망명 반체제 작가 가오싱젠(高行健), 2010년에는 민주화 인사인 류샤오보(劉曉波)가 각각 노벨문학상과 평화상을 받아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번 모옌의 수상은 중국 국적자로서는 류샤오보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중국 정부가 ‘흡족’해하는 자국인 수상자로서는 첫 번째라는 점에서 ‘정치적 감흥’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모옌은 일부 비평가에게서 “공산당에 너무 가까운 작가”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는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당한 동료 작가에 대해 침묵해왔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모옌#노벨 문학상#중국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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