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를 영화로 만든다면 누구를” 영화계 인사 20명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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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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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한국 현대사와 함께한 드라마틱한 인생
文… 스스로 목숨 끊은 대통령을 가슴에 묻고 사는 것처럼 보여
安… 주요 관객인 젊은층에 인기, 엄친아 이미지에 꿈-비전 어필

《 정치인의 매력적인 인생 스토리는 표를 당긴다. 이명박 대통령은 30대에 대기업 계열사 사장이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졸 출신의 변호사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부산 출마를 고집하며 ‘바보 노무현’으로 불렸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70, 80년대 민주화운동의 파란만장한 격랑과 함께했다. 이들의 신화는 해당 정치인의 아우라가 됐고, 때로는 친근감을 주는 요소였다. 현 대선주자들의 인생 스토리도 다양하다. 스토리 전문가인 영화감독과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20명에게 이들의 삶에 대해 ‘영화로 만든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등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는 새누리당 경선이 한창이던 8월 중순경 이뤄져 여야 당내 경선 후보들이 포함됐지만 당시 경선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공개하지 않았다. 》
○ 생애를 가장 영화로 만들고 싶은 주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생애를 가장 영화로 만들고 싶은 대선주자는 누구인가’란 질문 항목에서 7표로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박 후보의 비극적 개인사에 주목했다. 선정 이유는 “한국 현대사와 함께한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 “부모의 잇따른 암살, 젊은 시절의 퍼스트레이디 대행 경험 등이 강한 극적 요소” 등이었다. “가장 변화무쌍한 스토리 라인과 더불어 여러 상황 속에서 만들어졌을 법한 특별한 캐릭터”라는 응답도 나왔다.

2위는 5표를 얻은 무소속 안철수 후보였다. 영화인들은 “정치인을 다룬 영화임에도 정치적 이념과 무관하게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 “재작년 미국에서 ‘소셜네트워크’(페이스북 창업자를 소재로 한 작품)라는 영화가 만들어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페이스북 창업자만큼 흥미로운 이력을 가지신 분이라고 판단된다”고 응답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4표를 얻어 3위에 올랐다. “반전이 있는 캐릭터, 비서실장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까지의 캐릭터 변화를 이끈 동기가 강렬하다”, “인간 문재인의 인생에 있어서 그에게 늘 다가왔던 선택의 역사는 가장 인간적인 면을 담고 있기 때문에 감동 휴먼 드라마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

○ 예술성 최고는 누구

‘영화로 만들었을 때 가장 예술성이 높을 것 같은 주자는 누구인가’라는 항목에서는 문 후보가 8표로 1위. 문 후보에 대해 응답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통령을 가슴에 묻고 사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6표를 얻은 박 후보는 2위에 올랐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그녀의 인간적 성찰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해외 영화제 등에서도 박근혜의 이야기가 가장 궁금할 것”이라는 답이 나왔다. 안 후보는 1표를 얻는 데 그쳐 김문수 경기지사,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함께 공동 3위였다.

안 후보는 ‘평소의 언행으로 볼 때 영화 속 캐릭터로 만들면 가장 매력적인 후보는 누구인가’라는 항목에서 9표로 1위를 차지했다. “인물 자체에 부정적인 요소가 없다(어쨌든 현재까지는)”, “도전! 그리고 성공! 변신!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주인공”이라는 평가였다. 2위는 5표를 얻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차지했다. 영화인들은 “가장 주관이 뚜렷해 보이고 돌발적 발언 등으로 캐릭터가 강하다” “개구쟁이 같은 느낌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2표를 얻어 3위. 문 후보는 한 표도 얻지 못했다.

○ 흥행은 이 사람이 ‘딱’

‘영화로 만들었을 때 가장 흥행성이 높을 것 같은 대선주자는 누구인가’라는 항목에서는 안 후보가 9표로 1위에 올랐다.

응답자들은 안 후보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가 탄탄하다는 점 때문에 ‘안철수 영화’가 영화의 주요 관객인 젊은층에게 인기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영화인들은 “주로 영화를 보러 다니는 연령층에 인기가 많으므로”, “마치 자서전을 보는 기분으로 영화를 통해 꿈과 비전을 얻으려 할 것 같다” 등의 이유를 밝혔다. “관객은 여성들이 주를 이루기에 남성이 주인공일수록 유리하고 전반적으로 부유하고 지적이며 호남형인 인상을 선호하기에(이른바 ‘엄친아’이기에)”, “신선하고 새로운 텍스트일 것 같다”는 응답도 나왔다.

박 후보는 5표로 2위를 차지했다. “드라마틱하며 궁금하지 않나? 그의 인생이…” “공주와 같은 삶에서 비극의 퍼스트레이디 역할. 그리고 (대권에) 가장 근접한 주자로서의 야망이 드라마틱하다” 등이 이유였다. 문 후보는 2표로 4위에 올랐다.
:: 응답자(대표작) ::

◇감독

곽경택(친구)
권칠인
(싱글즈)
김태균(화산고)
김현석(시라노; 연애조작단)
송해성
(파이란)
윤제균(해운대)
이정향(집으로…)

◇제작자

권병균 시네마서비스 대표(이끼)
김원국 데이지엔터테인먼트 대표(돈의 맛)
박신규 팔레트픽쳐스 대표(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심재명 명필름 대표(건축학 개론)
안동규 영화세상 대표(최종병기 활)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도둑들)
엄용훈 삼거리픽처스 대표(도가니)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처스 대표(미녀는 괴로워)
윤종호 트로피엔터테인먼트 본부장(미인도)
이유진 집 대표(내 아내의 모든 것)

◇시나리오 작가

김희재 올댓스토리 대표(실미도)
이종호
고스트픽쳐스 대표(두 개의 달)
지상학 시나리오작가협회장(칠수와 만수)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영화#대선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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