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야외오페라, 좋긴한데 비오면 골치… 기획사 비장의 대비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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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바람이 시원하게 목덜미를 스치는 가운데 귓가에 흐르는 감미로운 선율. 탁 트인 노천극장에서 펼쳐지는 야외 오페라. 상상만으로도 황홀한 광경이지만 ‘복병’이 있다. 바로 ‘날씨’다.

8월 말 7300석 규모의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라 보엠’을 위해 공연기획사 ADL은 우천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나흘간 4회 공연이지만 일주일간 공연장을 빌려 뒀다. 비가 올 경우 하루씩 공연을 순연하기 위해서다. 미미 역의 안젤라 게오르규, 로돌포 역의 비토리오 그리골로 등 출연진에게는 우천으로 내한 기간이 길어질 경우 체류비용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계약해뒀다. 공연 당일 오전부터 비가 올 경우 오후 3시에 공연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공연 시작 전 갑작스럽게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 개막 시간이 유동적일 수 있음을 예매 사이트에 공지했다. 공연 도중에 비가 올 경우 오케스트라의 악기가 젖기 때문에 즉시 공연을 중단하고 30분 이내에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전 4막 중 2막 종료 이후에 공연이 취소되면 당일 공연 관람이 완료된 것으로 간주해 환불이나 관람 날짜 변경은 불가능하다. 이탈리아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의 기준에 따른 것이다. 기획사 측은 비로 인한 1회 공연 취소 때 10억을 보상해주는 조건으로 우천대비 보험을 들었으며, 관객을 위한 비옷도 준비할 예정이다. ADL 측은 “공연이 2회 정도 순연돼도 전체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했다”고 밝혔다.

순연되지 않을 경우 공연은 8월 29, 30일, 9월 1, 2일 열린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반주를 맡는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오페라#야외 오페라#라 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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