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유튜브-SNS서 음악의 길 찾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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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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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시작… 전세계 콘서트 투어칸 국제광고제에서 한류마케팅 강연도

2NE1은 “한때 제니퍼 로페즈, 샤키라 같은 이국적인 라틴팝 붐이 일었듯 동양 여성이 구사하는 케이팝에 세계인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공민지, 씨엘, 제일기획 김성종 상무, 박봄, 산다라박.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NE1은 “한때 제니퍼 로페즈, 샤키라 같은 이국적인 라틴팝 붐이 일었듯 동양 여성이 구사하는 케이팝에 세계인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공민지, 씨엘, 제일기획 김성종 상무, 박봄, 산다라박.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멤버들은 큼직큼직한 꽃과 새 무늬가 프린트된 의상으로 여름 분위기를 풍겼지만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그들에게서 피로한 기색이 느껴졌다. 산다라박은 왼쪽 머리 한 부분을 삭발에 가깝게 자른 새 헤어스타일 ‘반삭머리’를 샛노란 비니 안에 숨기고 있었다.

5일, 1년 만의 신곡 ‘아이 러브 유’를 내놓고 데뷔 후 첫 글로벌 투어에 나서는 여성 4인조 그룹 2NE1 멤버들(씨엘 산다라박 박봄 공민지)을 최근 만난 곳은 한국 내에서 가장 많은 인종이 뒤섞이는 이태원 근처의 서울 한남동 제일기획 사옥이었다. 28, 29일 서울(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아시아, 유럽을 돌며 글로벌 콘서트 투어 ‘뉴 에볼루션’을 여는 멤버들은 “신곡 무대와 콘서트 준비로 며칠 밤을 새웠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신곡 ‘아이 러브 유’는 2NE1이 ‘내가 제일 잘나가’ 등 종전 곡들에서 보여준 중성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를 잠시 내려놓고 여성미를 부각시킨 일렉트로닉 팝이다.

멤버들은 “얼마 전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무대가 아닌 국제 세미나 연단에 선 것. 이들은 지난달 18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2012 칸 국제광고제’의 일환인 ‘디지털 한류마케팅(Korean Wave through Digital Wave)’ 세미나에서 제일기획 김성종 상무와 함께 연사로 나섰다. 멤버들은 테리 새비지 칸 광고제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1000여 명의 해외 마케터 앞에서 케이팝 붐의 체감온도와 자신들의 노력 과정을 영어로 발표했다.

“길게는 하루에 몇 시간씩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외 팬들의 동향을 체크하고, 이를 음악과 안무를 구상하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고 하면서 저희 곡 ‘캔트 노바디’를 직접 안무와 함께 불러줬어요.” “마케터들의 반응이 뜨거워 깜짝 놀랐죠.”

관계자만 입장이 가능한 세미나장 밖에는 유럽 청소년 팬 200여 명이 몰려와 ‘2NE1 사랑해’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열광했다. 세계 마케터들에게 케이팝 붐을 실시간 현장에서 보여준 셈이다.

2NE1은 “우리를 따라하는 국내외 팬들을 점점 더 고려하게 된다”고 했다. 씨엘은 요즘 블론디, 건스 엔 로지스 같은 1970∼1990년대 록스타들의 유튜브 영상도 참고한다고 했다. “옛것과 미래적인 것, 익숙한 것과 익숙하지 않은 것을 섞는 것이 보편적인 음악 팬들을 끌어당기는 포인트라고 생각하니까요.”

지난해 멤버들의 일상을 여과 없이 공개한 다큐 2NE1 TV 얘기도 세미나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징 박힌 의상으로 무섭게 노래하던 멤버들이 ‘옥수수 먹는 토끼’(박봄), ‘밍끼’(공민지), ‘씨에루’(씨엘), ‘달옹’(산다라박)으로 모습을 바꾸자 해외 팬들은 친근감에 열광했다. “제가 애써 만든 쿨한 이미지가 ‘옥수수 봄’으로 흐려져서 울기도 했어요. 그래도 해외 팬들이 옥수수 캐릭터를 보내주셔서 좋았어요. 하핫.”(박봄)

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제일기획 김성종 상무는 “2NE1 같은 콘텐츠는 광고 마케팅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케이팝의 성공 비결로 ‘3D’를 꼽았다. 팬들의 동참인 ‘두잉(Doing)’, 멤버 수와 개성을 뜻하는 ‘다양성(Diversity)’, SNS 시대의 특징인 ‘친근함(Dear friend)’이다.

노래와 공연으로 다시 팬들의 심장을 조준한 2NE1은 “신곡에도 국적과 언어의 벽을 무너뜨릴 안무와 스타일을 담았다”고 했다.

“이제야 뭔가 시작된다는 느낌이에요. 원한다면… 더 멀리 가볼 수 있지 않을까요?”(씨엘)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2NE1#유튜브#SNS#칸 국제광고제#한류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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