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식품 호기심 천국]새우-문어 많이 먹으면 유해? 정상인들은 걱정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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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식품의 오해

새우처럼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알려진 식품을 먹을 때면 왠지 기분이 찜찜하다. 물론 지나치면 금물이지만 적당하게 먹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동아일보DB
새우처럼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알려진 식품을 먹을 때면 왠지 기분이 찜찜하다. 물론 지나치면 금물이지만 적당하게 먹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동아일보DB
필자는 해산물을 무척 좋아한다. 특히 새우와 문어, 오징어를 즐겨 먹는다.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많다고 알려진 대표적 식품들이다. 그래서 필자는 한때 심장병이나 동맥경화에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은 무조건 피해야만 하는 걸까.

콜레스테롤은 사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모든 동물체의 세포막을 구성하고 각종 호르몬을 합성하는 원료이며, 소화흡수와 관련이 있는 담즙산의 주요 성분이다.

인체 안의 콜레스테롤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거나 간에서 합성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경로가 반비례 관계라는 것이 흥미롭다.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나면 간에서의 생성량이 줄어든다. 반대로 음식으로 섭취하는 양이 적어지면 간에서 생성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이 늘어난다. 이런 작용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뤄진다. 보통 사람의 경우 간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 양(하루 약 1000∼1500mg)은 전체의 80% 정도이며, 나머지 20%는 식품에서 공급된다.

여기서 결정적인 사실을 하나 짚어보자. 바로 건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 양이 아니라 혈액에 포함된 콜레스테롤 양이란 점이다. 과도해진 혈중 콜레스테롤은 혈관 안에 침착돼 동맥경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새우, 문어 등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을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양이 많아져 건강에 해로울까? 정답은 ‘그렇지는 않다’이다. 식품에서 콜레스테롤을 100mg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은 약 5mg(섭취량의 5%가량) 늘어난다. 쇠고기 100g(콜레스테롤 70mg 함유)을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은 3.5mg 증가한다.

우리나라의 식품권장량기준은 식품에서 얻는 콜레스테롤 양을 하루 300mg으로 제한하도록 권장한다. 쇠고기로 치면 약 400g, 낙지는 약 300g에 들어있는 양이다. 이렇게 보면 쇠고기나 낙지, 문어를 웬만큼 섭취해도 정상적인 사람에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 권장량보다 좀 많이 먹는다고 해도 건강에 꼭 해롭진 않다. 최근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음식물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800mg이 될 때까지는 정상적인 사람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에 큰 영향이 없었다고 한다.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높다고 알려진 달걀을 하루 3개가량 꾸준히 먹는다 해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몸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콜레스테롤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적은 콜레스테롤도 독이 될 수 있단 사실을 명심하고, 식품마다 꼼꼼하게 콜레스테롤 수치를 따져야 한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몸에 해로운 저밀도 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 수치 등은 혈액검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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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해 잊지 말아야 할 요소가 두 가지 더 있다. 첫째는 빵과 과자 등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이다. 이것은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증가시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높인다. 둘째는 스트레스다. 체내 콜레스테롤 생합성은 음식을 섭취할 때보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더 촉진된다는 보고가 있다.

이근배 신세계백화점 상품과학연구소장·식품기술사 kblee017@hanmail.net
#새우-문어#콜레스테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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