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큰 상 받을때가 됐어요… 똘똘한 감독 왔으니 뭔가 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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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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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도착한 ‘돈의 맛’ 출연제작진

프랑스 칸의 바다를 보며 “지중해는 바다 냄새가 안 나서 좋다”고 너스레를 떤 백윤식(오른쪽) 덕분에 영화 ‘돈의 맛’의 배우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왼쪽부터 김강우, 김효진, 윤여정. 칸=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프랑스 칸의 바다를 보며 “지중해는 바다 냄새가 안 나서 좋다”고 너스레를 떤 백윤식(오른쪽) 덕분에 영화 ‘돈의 맛’의 배우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왼쪽부터 김강우, 김효진, 윤여정. 칸=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이자벨 위페르와 같은 호텔에 묵고 있는데, (주최 측이) 그에게는 스위트룸을 줬더군요. 나이는 내가 더 많은데…. 은근히 경쟁의식을 자극하네요. 하하.”(윤여정)

24일 오전(현지 시간) 칸영화제가 열리는 프랑스 칸의 한국영화진흥위원회 부스. 영화 ‘돈의 맛’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 백윤식 김강우 김효진은 한껏 들떠 있었다. 이들은 “어제 도착해 피곤하다”면서도 “세계 최고의 영화제에 초청받은 게 배우로서 더 없는 영광”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화에서 네 배우는 누가 더 돋보인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역할 비중이 고르다. 각기 자신들의 필모그래피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큼 인상적인 연기를 했다. 백금옥 역의 윤여정은 김강우와 파격 정사신을 선보였고, 윤 회장 역의 백윤식도 필리핀 여배우를 상대로 인상적인 열연을 펼쳤다. 임상수 감독의 애정이 담긴 캐릭터를 맡은 주 실장 김강우와 윤 회장의 딸 김효진도 돋보인다.

윤여정에게 “수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자 “2010년 ‘하녀’가 진출했을 때도 팀 버턴이 나에게 ‘연기가 정말 훌륭했다’고 하더라. 서양 사람들 그런 말 잘한다. 김칫국 안 마시련다”는 웃음 섞인 답이 돌아왔다.

김강우와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이탈리아 난니 모레티 감독과의 인연이 화제가 됐다. 모레티 감독은 2007년 토리노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경의선’에 출연한 김강우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인물. “(토리노 영화제 때 같이 찍은) 휴대전화 사진 보여주며 ‘기억나시죠. 상 좀 주세요’라고 하려고요.”(김강우)

백윤식은 ‘수상 소감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답하기에 곤혹스럽지만 질문은 기분 좋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수상 여부를 떠나 세계 최고의 영화축제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경쟁작들 실컷 보며 즐기고 싶어요. 레드카펫 행사 때 입을 드레스를 못 정했는데, 윤여정 선생님이 블랙으로 정했다니 저는 다른 색으로 해야겠네요.”(김효진)

‘돈의 맛’은 경쟁부문에 동반 진출한 ‘다른 나라에서’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영화에 모두 출연한 윤여정은 “오늘 아들(유준상)이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왔다. ‘어머님 파이팅’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서’에 함께 나온 유준상과 윤여정은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모자로 나온다. 얼마간 여유로운 배우들에 비해 임상수 감독은 기대에 찬 표정이었다. “(심사위원장인) 모레티 감독이 임상수 영화에 모험을 걸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영화가 (큰 상을) 받을 때가 됐어요. 한국의 똘똘한 두 감독이 왔으니 뭔가 가져가지 않겠습니까.” 한국 영화의 수상 여부는 27일 오후 시상식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칸=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칸 영화제#돈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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