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케이는 벌써부터 가요 관계자 사이에서 ‘제2의 동방신기’로 점쳐지고 있다. 멤버들은 “동방신기 유노윤호 선배가 바쁜 일본
활동 중에도 우리 첫 방송을 챙겨보고 고칠 점을 지적해 줬다”며 고마워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누구냐, 너흰?’
초능력이 있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여섯 소년…. ‘마블 코믹스’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 “카이(18)는 텔레포트, 디오(19)는 야수의 힘, 백현(20)은 빛, 찬열(20)은 불, 세훈(18)은 바람, 리더 수호(21)는 물을 다스리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4월 첫 미니앨범 ‘마마(MAMA)’를 내고 가요계에 도전장을 낸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그룹 엑소 케이(EXO-K)다.
이들의 당당한 ‘초능력자’ 고백은 기자를 살짝 오글거리게 했다.
“그 능력은 누가 정해 줬나?”라고 물어봤더니, 소년들은 허를 찔린 듯 살짝 더듬긴 했지만 “이수만 대표”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하지만 이내 “진짜 초능력이 있다”고 우겨댔다. 하긴 인터넷에는 이수만 SM 대표가 프리메이슨(비밀결사 조직) 회원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루머가 돌고 있긴 하다.
팀명 엑소는 태양계 외행성을 뜻하는 엑소플래닛에서 따왔다. 수호는 “미지의 세계에서 온 새로운 스타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원래 엑소는 SM에서 1년에서 5년 동안 가르친 연습생 12명으로 이뤄졌다. 이들을 엑소 케이와 엑소 엠(EXO-M)으로 팀을 나눠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활동하도록 했다. 타이틀곡 ‘마마’는 히트 작곡가 유영진의 작품으로 SM뮤직퍼포먼스(SMP) 장르의 부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랜만에 보여 드리는 SMP예요. H.O.T. 시절 꽃피운 SMP 장르가 이제는 한물갔다는 말도 듣지만, 오히려 요즘 청소년들에게 신선할 수 있어요. 더 웅장해진 사운드, 그레고리안 첸트 중세풍 멜로디, 현란한 춤사위로 저희 색을 입혔죠.”(수호, 카이, 백현)
엑소 케이는 멀게는 H.O.T.부터 가깝게는 동방신기, 소녀시대까지 아이돌 계보의 적자를 배출해온 SM에서 샤이니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보이 그룹이다. 부담감은 없을까.
“3월 쇼케이스 때는 ‘멘붕’(정신 붕괴라는 뜻의 신조어)될 정도로 긴장했어요. 자기소개 때 이름 말하는 걸 잊기도 하고. 선배들 발등에도 못 미치면 어쩌나 걱정스럽지만, 열심히 할게요.”(일동)
엑소 케이는 음악 외적인 면에서도 재주꾼이다. 각자 매력을 꼽아 달라고 하자, 카이는 춤과 퍼포먼스가 수준급이고, 디오는 스파게티, 볶음밥을 뚝딱 만드는 만능 요리사, 장난꾸러기 찬열과 세훈은 팀의 활력소라고 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니는 리더 수호는 서울 강남에서 전교 400명 중 50등 안에 든 엄친아다. 백현은 ‘준비된 예능인’이다. ‘말죽거리 잔혹사’에 나온 권상우를 똑같이 성대모사했다.
“SM은 재주도 보지만, 인성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인성교육을 따로 해요. 데뷔 전 6개월간 매니저와 숙소 근처 노인회관에서 봉사했어요. 농아학교에 가서 수화도 배우고, 어린이집 아이들과도 즐겁게 지냈죠.”(찬열, 세훈)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한류를 이끄는 SM 선배들처럼 엑소의 음악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샤이니 선배의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슈퍼주니어 선배의 예능감을, 동방신기 선배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닮고 싶어요. 그 전에 신인상부터 타야죠.”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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