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 출전한 국제콩쿠르… 18세 최연소 ‘絃의 女王’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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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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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함께하는 제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바이올린) 日 모리 후미카 씨 우승

국제콩쿠르로는 처음 출전한 ‘LG와 함께하는 제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
문에서 우승을 거둔 일본의 모리 후미카 씨(오른쪽)는 “결선 무대에서 아쉬움 없이 연주
했다. 한국 오케스트라와 관객들의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왼쪽은 2위를 한 러
시아의 파벨 밀류코프 씨.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국제콩쿠르로는 처음 출전한 ‘LG와 함께하는 제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 문에서 우승을 거둔 일본의 모리 후미카 씨(오른쪽)는 “결선 무대에서 아쉬움 없이 연주 했다. 한국 오케스트라와 관객들의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왼쪽은 2위를 한 러 시아의 파벨 밀류코프 씨.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9일 폐막한 ‘LG와 함께하는 제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우승은 모리 후미카 씨(18·일본 도호음악원)에게 돌아갔다.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 이외의 아시아인이 우승한 것은 모리 씨가 처음이다. 서울시와 동아일보사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콩쿠르는 그가 생애 처음으로 참가한 국제콩쿠르였다. 이번 대회의 최연소 참가자였던 모리 씨는 콩쿠르 기간 내내 밤늦게까지 연습실에 남아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하며 ‘연습벌레’로 불렸다.

18일 개막한 이번 콩쿠르는 13개국, 32명이 참가해 10개국, 23명이 1차 예선을, 7개국, 12명이 2차 예선을 통과했다. 28, 29일 이틀간 5개국, 6명이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결선 경연을 거쳐 최종 순위를 가렸다. 2위는 파벨 밀류코프(28·러시아 모스크바국립음악원)에게 돌아갔고 3위는 입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공동 4위는 허창(25·베이징중앙음악원) 이지윤(20·한국예술종합학교), 5위는 주리판(21·미국 커티스음악원), 6위는 한나 최 씨(25·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에게 돌아갔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1위로 호명된 모리 씨는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그는 “처음으로 나온 국제콩쿠르에서 결선에 오른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인데 1등이라니 정말 행복하다.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자는 상금 5만 달러와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리사이틀 등의 특전을 받는다.

28일 결선 무대에서 옥색 드레스를 입은 모리 씨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열렬한 박수가 쏟아졌다. 그의 무대를 지켜본 바이올리니스트 겸 음악칼럼니스트 최은규 씨는 “모리 씨의 연주가 끝나자 바로 우승하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몸매는 가냘프지만 힘 있고 굉장한 소리를 냈고 음악에 깊이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2위를 한 밀류코프 씨는 “결선 연주가 끝난 뒤 함성과 환호를 보내준 한국 관객에게 감동했다. 잊지 못할 행복한 무대였다”고 말했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한 허창(왼쪽), 이지윤 씨.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한 허창(왼쪽), 이지윤 씨.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번 결선 진출자 6명 중 모리 씨를 포함해 3명이 같은 시벨리우스의 곡을 골랐다. 모리 씨는 “저마다 자신의 음악을 선보일 것이기 때문에 많이 걱정하지 않았다. 악장 간 차이를 분명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 살 때 처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대학시절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아버지의 선택이었지만 (어려서부터) 무척 재미있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연주자는 미국 바이올리니스트인 힐러리 한. 일본에서 열린 그의 리사이틀을 봤는데 아름다운 소리, 화려한 테크닉 등 모든 측면에서 뛰어난 연주라고 생각했다고. 모리 씨는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연주자가 되어 관객들을 감동시키고 오래 기억되는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상범 서울시 부시장, 김재호 동아일보사 사장, 윤여순 LG아트센터 대표 등이 참석했다. 결선 경연을 관람하기 위해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음악칼럼니스트 이영진 류태형 황진규 씨 등 음악평론가와 클래식 애호가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바이올린을 들고 콘서트홀을 찾은 음악 전공 학생도 여럿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들은 멋진 연주를 펼친 콩쿠르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출연자 대기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기량을 펼친 참가자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국제콩쿠르#모리 후미카#최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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