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에 담은 순수 추상… 주명덕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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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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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의 세계를 차용한 사진가 주명덕 씨의 신작. 갤러리 인 제공
추상의 세계를 차용한 사진가 주명덕 씨의 신작. 갤러리 인 제공
단순한 색면으로 구성된 추상작품부터 액션 페인팅처럼 캔버스에 물감을 마구 흩뿌린 듯한 추상표현주의 작품까지, 전시장에는 색채와 선, 형태를 추구한 추상미술의 발자취를 떠올리게 하는 대형 사진들이 걸려 있다.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 인에서 기획한 주명덕 씨(71)의 사진전은 한국 사진을 대표해온 작가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다. 반세기에 이르는 시간을 리얼리즘에 충실한 기록사진에 전념해온 작가는 이번에 ‘사진 속의 추상(The abstract in photography)’이란 부제 그대로 추상의 세계를 차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서울과 바르셀로나 등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의 벽, 바닥, 하늘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면서 구체적 대상을 드러내기보다 순수 추상의 세계를 은유한 작품을 제시했다. 화선지 위의 옅은 먹 자국처럼 빛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의 미묘한 분위기, 페인트가 벗겨진 낡은 담이나 과속방지턱의 단면을 확대한 사진에서 느껴지는 기이한 에너지 등. 아주 사소한 것에서 빛과 아름다움을 길어 올리는 솜씨에서 노장의 내공과 예술에 대한 열정이 스며 있다.

전시는 21일까지. 02-732-4677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미술#사진#전시#주명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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