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커버스토리]K팝 본고장서 ★따기, 6개월 장정 생존자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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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판 슈스케 ‘갤럭시 슈퍼스타’ 한국오디션 도전자들

표정 하나만 봐도 개성이 넘친다. 하지만 마음속 깊게 품은 꿈과 열정만큼은 하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에서 최종 서바이벌 오디션을 펼치게 될 11명의 인도네시아 예비 스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14층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했다. 맨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테티, 예예, 마리아, 키키, 아리, 셀라, 재키, 필리, 제제, 아리프, 아르뚜르. 이들의 이름은 모두 예명.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표정 하나만 봐도 개성이 넘친다. 하지만 마음속 깊게 품은 꿈과 열정만큼은 하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에서 최종 서바이벌 오디션을 펼치게 될 11명의 인도네시아 예비 스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14층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했다. 맨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테티, 예예, 마리아, 키키, 아리, 셀라, 재키, 필리, 제제, 아리프, 아르뚜르. 이들의 이름은 모두 예명.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 참 순수합니다.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맞나 싶을 만큼 서로 많이 다른 피부색과 생김새. 하지만 선한 눈매와 해맑은 미소만큼은 모두 한식구처럼 똑같습니다. 눈물이 많습니다. 고향이 그립고, 고향음식이 먹고 싶고, 또 부모님이 보고 싶어 밤마다 베개를 적신 친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천성적으로 밝은 성격 때문일까요, 아니면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 때문일까요. 아무리 힘들어도 환한 미소만큼은 얼굴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예쁩니다. 비단 외모뿐만이 아닙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찾아온 이곳 한국에서 뜨거운 열정 하나로 승부하는 모습이 참 예뻐 보입니다. 16일 한국에 온 인도네시아 친구들 얘기입니다. 동아일보 주말섹션 ‘O₂’는 인도네시아 오디션 프로그램 ‘갤럭시 슈퍼스타’ 촬영을 위해 한국에 온 11명의 젊은이와 나흘(20, 26∼28일) 동안 함께했습니다. 현지에서 1000 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에 온 그들. 그 가운데 3명의 입을 통해 그들의 삶과 꿈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
○ 필리(25) 20일 경기 파주시 교하읍에 위치한 숙소에서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귀를 울린다. 깜짝 놀라 눈을 뜨니 낯선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가 어디지?’ 벌써 나흘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나를 깨워주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귓가를 맴돈다. 침대에서 일어날 때마다 방 안 공기조차 어색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룸메이트는 벌써 나가고 없다. 이곳의 기상시간은 오전 7시, 취침시간이 오후 10시라 잠잘 시간은 넉넉하다. 하지만 나는 아침마다 사투(死鬪)를 벌인다. 인도네시아에서 밤늦게 노래 공부하고 춤추느라 늦잠 자는 데 익숙해진 내게 7시는 너무 이르다.

다른 친구들은 문제가 없는 듯하다. 하루에 의무적으로 다섯 번 기도를 하는 이슬람교도의 첫 번째 기도시간은 오전 4시 반경.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7시는 ‘늦은 아침’이다. 물론 나는 예외적으로 아침마다 기도하라고 깨우는 어머니와 실랑이를 벌였지만….

문득 한국인 스태프가 어제 했던 얘기가 떠오른다. “원래 너희가 아침에 일어날 때 힘들어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기상시간을 일찍 정한 거거든. 그런데 오히려 스태프만 일어나기 힘들어 죽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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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
▶▶▶ 세계에서 이슬람신도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에선 기도시간만 되면 사원의 대형 스피커에서 기도를 촉구하는 음성이 울려 퍼진다. 특히 라마단(금식월) 기간에는 사원들이 경쟁적으로 방송을 하다 보니 오전 3시경부터 스피커가 울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들의 아침인사가 “지난밤 잠은 잘 잤느냐”일 정도다. 유수프 칼라 전 부통령은 지난해 “사원들이 경쟁하고 싶다면 스피커 음량이 아니라 내용으로 해야 한다”며 조용한 라마단을 촉구하기도.

숙소 옆 카페테리아에서 아침을 먹고 조깅에 나선다. 아직 본격적인 트레이닝을 시작하지 않은 터라 좀이 쑤신다. 몸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아 운동복을 챙겨 입고 문밖을 나서는 순간 칼날 같은 바람이 목덜미를 스친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 사시사철 따뜻한 햇볕만 받고 자란 내게 이곳은 너무 춥다.

▶▶▶ 인도네시아는 1년 평균기온이 섭씨 25∼30도를 웃돌 만큼 고온다습한 기후. 열대성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우기와 매우 건조한 건기, 두 계절만 있다.

방에서 잠깐 쉬는 동안 눈을 감는다. 이곳에 온 첫날을 떠올린다. 인천국제공항, 그 감격. 인도네시아 방송에서 한국 연예인들을 보여줄 때 수도 없이 나오던 그 공항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에 흥분됐다. ‘내 우상인 레인(가수 비)도 수없이 이곳을 지나쳤겠지.’ 이런 생각에 나도 벌써 스타가 된 것 같아 온몸이 짜릿했다.

▶▶▶ 인도네시아에서도 한류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한국에서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과 ‘최고의 사랑’이 현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영되고 있다. 이에 앞서 방영됐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11%의 높은 점유율(TV를 실제로 켜놓은 사람들 중 특정 프로그램을 본 사람의 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카페나 음식점 등에서도 손쉽게 한국 대중음악을 들을 수 있다.

한국의 첫인상은 깨끗했다. 공기도 좋고 거리에 쓰레기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나도 여기 와선 괜히 방청소를 자주 한다. 첫날 청소할 땐 신기한 걸 발견했다. 쓰레기 분리수거함. 그냥 쓰레기를 모아 버리는 인도네시아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처음엔 신기했지만 지금은 일일이 분리수거를 하는 게 좀 귀찮기도 하다.

오후 기도시간. 친구들과 함께 기도를 드린다. 혼자 기도를 해도 되지만 보통은 함께 한다. 항상 웃고 떠들고 시끄러운 우리지만 기도시간만큼은 엄숙하다. 5분 정도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경전을 읽고 절을 하다 보면 머릿속에선 어느새 고향의 모습이 영화 필름처럼 흐른다.

기도가 끝나고 한국 가수의 동영상을 본다. 레인, 빅뱅, 슈퍼주니어. 정말 완벽하다. 눈빛마저도 세련된 것 같다. 그들이 받은 트레이닝을 이곳에서 나도 받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물론 걱정도 된다. ‘한국 가수들은 어릴 때부터 수년 동안 트레이닝을 받는다던데 몇 달 만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그러다 곧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운다. 일단은 여기에서 잘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게 우선이니까.
▼ 현지서 1000대 1 경쟁 뚫어… 잠자리 들 땐 부모님 생각에 울컥 ▼

긴장 반, 설렘 반, 갤럭시 슈퍼스타 참가자들이 28일 오후 국내 유명 작곡가, 보컬트레이너, 안무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 앞에서 준비한 춤을 선보였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긴장 반, 설렘 반, 갤럭시 슈퍼스타 참가자들이 28일 오후 국내 유명 작곡가, 보컬트레이너, 안무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 앞에서 준비한 춤을 선보였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 예예(18) 26일 숙소에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이 퉁퉁 부어 있다. 어젯밤 잠들기 직전 또 눈물을 펑펑 쏟아서다. 여기 오니 막내라 그런지 언니 오빠들이 잘 챙겨준다. 간식이 있으면 하나라도 더 주고 시무룩하게 있으면 응원도 해준다. 하지만 자기 직전 엄마 아빠 얼굴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직 얼마 안됐는데 몇 달을 버틸 수 있을까.’ 혼자 이런저런 걱정을 하다 보면 가족사진만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 그러다 울다 지쳐 잠이 든다.

나의 원래 꿈은 가수가 아니었다. 어릴 땐 의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참가한 지역 노래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가수란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데 이곳에서 지내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긴다. 제대로 배워 꼭 가수가 되고 싶다. 보고 싶어도 꾹 참고 6개월 뒤 부모님께 달라진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에서도 연예인은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업. 2002년 연예인 데뷔를 ‘상’으로 내걸었던 오디션 프로그램 ‘아카데미 판타시 인도시아르’에는 무려 3만2000명이 지원했다.

지난 주말에는 다같이 1박 2일로 스키장에 갔다. TV에서만 보던 눈을 처음 만져서일까, 모두 평소보다 말이 두 배는 많아졌다. 다같이 입을 벌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먹기도 했는데 그 모습을 본 한국 사람들의 표정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온다.

날씨가 너무 안 좋아 스키는 못 타고 그냥 눈 위에서 게임만 했다. 한국의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하던 게임을 따라 했는데 이긴 팀은 파스타를 먹고 진 팀은 감자를 먹기로 했다. 아쉽게 져 파스타는 못 먹었지만 그동안 땅만 보며 시무룩하던 내가 처음으로 웃고 떠들며 즐긴 시간이었다. 향수병 때문에 꽁꽁 얼었던 내 마음도 이때부터 눈 녹듯 풀렸다.

이제 그럭저럭 한국 생활도 적응이 돼간다. 문 옆에 크게 적어 놓은 수십 가지의 규칙들(절대 혼자 숙소를 이탈할 수 없다. 숙소 안에선 담배를 피울 수 없다. 남자 숙소에 가면 안 된다 등등)은 처음엔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지만 이젠 지키는 데 더 익숙하다. 부엌과 방에 설치한 카메라도 마찬가지. 카메라를 의식해 렌즈가 닿지 않는 곳으로만 다니던 내가 이젠 카메라의 시선을 즐긴다. 한국어 배우기, 노래방 및 찜질방 체험, 동대문 길거리 공연 등 앞으로 다가올 미션 역시 걱정보다는 기대가 앞선다.

▶▶▶ 참가자들의 스케줄은 기본적으로 매주 화·수요일은 트레이닝 및 평가, 월·목·금요일은 현장체험 등으로 이뤄진다. 서울시의 협조하에 이들은 주요 명소(명동 청계천 경복궁 등) 방문, 전통문화거리 투어, 놀이공원 체험 등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단 하나, 정말 적응하기 힘든 게 있다. 음식이다. 맛과 냄새가 낯설어 손이 잘 안 간다. 김치도 고향의 한국 식당에서 먹어 본 것과 맛이 다르고…. 그러다 보니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간식에 계속 손을 댄다. 하지만 간식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내일부턴 여기서 짜주는 식단대로 식사를 해야 한단다. 그래도 어쩌겠나. 한국에선 프로가수가 되기 위해 다이어트가 필수고 날씬한 몸매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하니….

▶▶▶ 인도네시아 남성들은 마른 체형보다는 다소 볼륨감 있는 몸매의 여성을 더 선호한다. 따라서 다이어트 열풍도 한국처럼 거세지 않다. 인기 걸그룹 멤버들도 마음껏 음식을 먹는 편.

한국 남자들은 참 멋있다. 드라마에서 보던 그대로다. 대체로 굵은 목소리를 빼곤 매력이 넘친다. 특히 피부가 하얗고 깨끗해서 참 좋다. 난 아직 어려 남자친구를 오래 사귀어본 적은 없다. 그래도 한국 남자친구는 꼭 만들어 보고 싶다. 둘이 손잡고 명동에서 쇼핑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프로그램 끝날 때까진 어림없는 상상일지 모른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한국어 공부를 게을리해선 안 되겠지?

▶▶▶ 인도네시아의 젊은 커플들은 데이트를 어떻게 할까. 오디션 참가자인 아리프(19)는 “보통 커피 마시고, 쇼핑하고, 밥 먹는 등 한국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했다. 그는 “이슬람교를 믿다 보니 술은 잘 마시지 않는다”면서 “심지어 클럽에 가 밤새 놀아도 술 한잔 하지 않는 친구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국 사람에 비해 대체로 체구가 작고 피부가 까만 편. 인접한 태국 사람들과 비교하면 조금 통통한 편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굵고 진한 쌍꺼풀이 인상적이다. YS미디어의 윤재권 프로듀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대체로 피부가 하얗고 깨끗한 사람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 마리아(24)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레인보우브릿지 연습실에서

한 명 남았다. 내 심장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이젠 내 귀에도 들리는 것만 같다. 노래 가사와 춤 동작이 그냥 머릿속에서 맴돈다.

어제 오후엔 이곳에서 목소리 체크를 했다. 두 곡의 노래를 짧게 불렀는데 ‘목소리에 힘이 좀 부족한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음이 고저(高低) 없이 다소 밋밋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아쉬운 말을 듣고 나니 기분이 묘했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 나름대로 인도네시아에선 행사, 카페 등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절반쯤 프로 실력을 갖췄다고 자부했는데 이런저런 지적에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마리아
▶▶▶ 27일 참가자들의 목소리 체크를 맡았던 박지영 레인보우브릿지 프로듀서는 “참가자들이 전체적으로 목소리에 개성은 있는데 기본기가 많이 부족한 편”이라면서 “그동안 수박 겉핥기로 배운 기교를 버리고 발성 호흡 등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인 사진촬영을 맡은 홍진 어반스튜디오 대표는 “스타일이나 포즈가 국내 아이돌의 10년 전 느낌”이라면서도 “좀 더 세련되고 감각적인 느낌만 살려준다면 눈빛이나 자신감 등을 볼 때 좋은 모델이 될 자질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1시간쯤 지났을까. 오히려 머리가 맑아졌다. 고칠 게 있다는 건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 아닌가. 조금씩 나 자신을 발전시키면 케이팝 스타 못지않은 가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른 친구들도 같은 생각이었나 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어느새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으니….

그리고 오늘은 여기서 심사위원들을 앞에 두고 처음으로 평가받는 날. 사전 평가 개념이지만 첫 만남에 대한 긴장에 아침부터 입이 바싹 말랐다. 한국에 오기 전날에도 눕자마자 잠이 든 ‘강심장’인데 어젯밤엔 한동안 잠을 못 이뤘다.

마침내 내 이름이 불리고 문을 열고 들어간다. 앞에 앉은 심사위원들의 카리스마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정신 차려, 마리아. 네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사실 다소 보수적인 아버지는 내가 그냥 평범한 직장 여성이 되길 원했다. 그래서 대학에 들어갈 때도 아버지 뜻에 따라 디자인을 전공했다. 노래는 밴드에서 취미로만 했다. 이 오디션에 처음 지원할 때도 아버지께만은 말씀드릴 수 없었다. 결국 오디션 지원 사실을 밝힌 시기는 45명만 남은 ‘그랜드파이널’ 직전. 아버지의 반응은 화를 내시리라는 예상과 달리 의외였다. “하려면 최선을 다해라. 나중에 한 점의 후회도 남기지 않도록.”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짧은 순간 아버지 얼굴을 떠올린다. 그리고 속으로 나만의 주문을 외운 뒤 준비한 노래와 춤을 선보인다. 10분이 1시간처럼 느껴진 시간. 큰 실수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진 평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목소리네요. 그런데 감정 표현이 좀 단조로우니 좀 더 풍부한 표현력을 길러야겠어요.”(김도훈 작곡가)

“약간 완숙미가 떨어지지만 오히려 때가 묻지 않아 좋습니다. 소질이 있으니 어떻게 해나가느냐에 따라 대형 스타가 될 가능성도 보입니다.”(김진우 레인보우브릿지 대표)

▶▶▶ 28일 보컬 평가에서 가장 후한 평가를 받은 참가자는 제제(23). 깊이 있는 음색과 호소력 짙은 가사 전달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춤에선 선이 고르고 절도 있는 퍼포먼스를 보인 필리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평가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 긴장이 풀려서일까, 지쳐서일까. 곯아떨어진 친구들도 있다. 앞에 앉은 여자 아이들을 바라본다. 눈을 떠서 감을 때까지 언제나 함께 생활하다 보니 이미 가족 같은 친구들.

물론 어쩌면 누군가는 떨어져 고향으로 일찍 돌아갈지 모른다.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부족한 걸 채워주면서 끝까지 함께 남자.”

나도 졸음이 밀려온다. 부모님과 통화하는 데 허락된 시간은 일주일에 단 한 번, 5분 동안만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유난히 아버지 목소리가 듣고 싶다.

:: 갤럭시 슈퍼스타는 ::

인도네시아의 가수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 현지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기반으로 기획됐다. 케이팝(K-pop)의 본고장 한국에서 ‘원조’스타 양성 시스템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아이돌스타를 키워낸다는 것이 취지. 인도네시아의 주요 5개 도시에서 한 달 반 동안 펼쳐진 오디션에서 선발된 11명이 약 6개월 동안 한국에 머물며 최종 서바이벌 오디션을 펼친다. 인도네시아의 현지의 한국 연예기획사 YS미디어가 기획을 맡고 ‘케이팝 아티스트 양성소’를 자임하는 레인보우브릿지가 한국 내 트레이닝을 담당하기로 했다. 11명의 한국생활과 트레이닝, 평가 모습 등은 인도네시아 대표 민영방송인 인도시아르가 지난달 19일부터 황금시간대의 매주 일요일 오후 8~9시에 방송하고 있다.

파주=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O2#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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