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그 책인가? 제목 비슷해 헷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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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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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하라’ vs ‘점령하라’, ‘…십일조…’ vs ‘십일조…’, ‘반기문…’ vs ‘…반기문…’

‘점령하라’ 대 ‘점령하라’.

지난해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점령 시위를 다룬 책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공교롭게도 책 제목이 같다. 출판사 ‘RHK’가 펴낸 ‘점령하라’는 시위의 이유와 과정, 국제적으로 미친 파장 등에 대해 유럽의 대표적 비판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등이 기고한 글을 엮었다. ‘북돋움’이 펴낸 ‘점령하라’는 학생, 교수, 노동자 등 시위 참가자들이 직접 쓴 기록물. ‘99% 대 1% 월스트리트 점령 인사이드 스토리’라는 부제를 달았다.

책에 두른 광고용 띠지에 최근 인기몰이 중인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진행자 이름을 넣은 것도 닮은꼴이다. RHK는 ‘나는 꼼수다 김어준 추천’으로, ‘북돋움’은 ‘나는 꼼수다 김용민’으로 표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공식석상에서 사용한 영어 연설문을 분석한 책도 ‘반기문 영어 연설문’(위즈덤하우스)과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영어 연설문’(랭귀지 북스)이란 제목으로 동시에 출간됐다. ‘반기문…’은 반 총장이 지난 5년간 공식석상에서 사용한 주요 연설 표현들을 발췌해 정리했다. 환경, 테러, 에이즈, 원자력, 인종차별, 경제위기 등 연설문에 담긴 이슈에 대한 배경지식도 담았다. ‘유엔…’은 이보다 영어 학습서에 가깝다. 반 총장의 연설문과 성명서, 논평 등의 전문을 실은 뒤 원문 밑에 해석을 달아놓았다.

수입의 10분의 1을 교회에 바치는 기독교 전통인 ‘십일조’를 긍정한 ‘록펠러, 십일조의 비밀을 안 최고의 부자’(북오션)와 부정한 책 ‘십일조는 없다’(평단)가 나란히 출간된 것도 공교롭다. ‘록펠러…’는 록펠러가 근검절약의 정신으로 십일조를 실천하는 삶을 살았기에 부자가 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반면 ‘십일조는…’은 십일조를 자의로 해석하면서 물질을 탐하는 일부 한국 교회의 잘못된 부분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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