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343>當堯之時하여 天下猶未平하여 洪水橫流하여 氾濫於天下하여…

동아일보 입력 2012-02-13 03:00수정 2012-02-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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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木暢茂하며 禽獸繁殖이라 五穀不登하며 禽獸핍인하여 獸蹄鳥跡之道가 交於中國이라
맹자는 정치를 하는 大人(대인)과 농업이나 기술에 종사하는 小人(소인)은 직분이 다르며, 大人은 勞心(노심)하고 小人은 勞力(노력)해야 한다고 구분했다. 그리고 大人으로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聖君(성군)들이 勞心을 행한 역사를 진술하기 시작했다. 먼저 요임금의 초기에는 천하가 아직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아서 인간은 자연재해의 피해를 입었고, 문명의 경계와 자연의 경계가 구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當堯之時는 흔히 ‘요임금의 때를 당하여’라고 풀이하는데, 當…은 ‘…때를 만나’라는 뜻을 나타낸다. 天下猶未平은 천하가 아직 평온하게 다스려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橫流는 물길을 따라 흐르지 않고 바깥으로 넘쳐 멋대로 흐르는 것을 말한다. 氾濫은 함부로 넘친다는 뜻이다. 暢茂는 뻗어나 우거짐이다. 五穀은 稻(도·벼), 黍(서·메기장), 稷(직·찰기장), 麥(맥·보리), 菽(숙·콩)을 가리킨다. 한편 지금 일본과 한국에서는 쌀 보리 콩 조 기장을 오곡이라 부른다. 不登은 충분히 익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때의 登은 열매 맺는다는 뜻이다. 豊年(풍년)을 풍登(풍등)이라고도 한다. (벽,핍)人(핍인)은 사람에게 다가와 해를 끼친다는 뜻이다. 獸蹄鳥跡은 짐승의 발굽 자국과 새의 발자국이다. 交於中國은 중국에 어지럽게 교차한다는 뜻이다.

옛사람들은 堯나 舜(순) 등 상고시대의 성군을 문명과 문화의 영웅으로 상상했다. 당나라 때 韓愈(한유)도 ‘原道(원도·도의 근원에 대해 탐구함)’라는 글에서 ‘古之時(고지시)에 人之害多矣(인지해다의)러니 有聖人者立(유성인자립)하사 然後(연후)에 敎之以相生養之道(교지이상생양지도)라’라고 했다. ‘옛날의 시절에 사람들의 피해가 많았는데 성인이란 사람이 있어 즉위한 후에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도리를 가르치셨다’라는 뜻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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