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모나리자’… 스페인 미술관서 복제화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3일 03시 00분


다빈치 수제자 멜치가 그린 듯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 모나리자를 수제자가 옆에서 직접 보고 그린 복제 그림이 발견됐다.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은 1일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박물관이 보관해 온 이 그림을 조악한 복제품 정도로만 보고 큰 가치를 두지 않았으나 복원 과정에서 다빈치의 수제자가 직접 그린 그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술관은 “수개월째 쌍둥이 모나리자의 복원작업을 벌여 90%가 진행됐다”며 3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여는 ‘다빈치 걸작전’에 이 작품을 대여해 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술관은 작품을 대여해주기 위해 복원 작업을 하던 중 검은 물감으로 덧칠이 돼 있던 배경 부분을 제거하자 원작과 같은 토스카나 지방의 풍경이 드러나면서 ‘쌍둥이 모나리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술관은 원작 모나리자의 적외선 사진과 비교해 물감 밑의 원그림이 같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피렌체의 상인 조콘다의 부인 리자 게라르디니가 모델인 원작 모나리자는 다빈치가 1503∼1506년경 그렸고 이후 프랑스로 가져가 최종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라도 측은 복제화는 16세기 초 다빈치가 썼던 같은 작업실에서 그려진 것으로 “복제화 스타일로 볼 때 다빈치의 수제자였던 프란체스코 멜치가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멜치는 평생을 독신으로 산 다빈치의 제자이자 평생의 동반자로 다빈치의 유산을 상속한 인물이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복원전문가 브뤼노 모탱 씨는 “다빈치의 두 핵심 제자인 멜치 또는 안드레아 살라이가 그린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복제화는 원작과 달리 모나리자가 눈썹을 갖고 있다. 또 원작은 얼굴이 나이 들어 보이고 다소 어두움이 느껴지는 반면 복제화는 20대 초반의 젊고 환한 모습이다. 원작의 얼굴에 있는 광택도 없어 표정이 훨씬 생생하다. 크기는 원작이 77×53cm, 복제화는 76×57cm로 거의 같다. 검은색 덧칠은 18세기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미술계는 “다빈치 작업실의 제자 화가들이 원작 바로 옆에서 복제화를 그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다른 명작들도 동시대에 복제화가 그려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쌍둥이 모나리자’ 확인의 의미를 부여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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