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소리-움직임도 전시하는 조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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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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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미술관 ‘조각 다시보기…’

구본주의 ‘눈칫밥 30년’
구본주의 ‘눈칫밥 30년’
스파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어두운 방에 피라미드 형태의 형광색 빛이 공간을 가로지른다(김태곤의 ‘피라미드’). 흔들의자에 걸쳐진 노(櫓)는 뱃사공도 없이 삐거덕거리며 일정한 속도와 방향으로 끝없이 움직인다(안수진의 ‘그 때’). 또 다른 전시장에선 바닥에 정렬한 수십 개의 스피커에서 빗소리가 증폭돼 흘러나온다(김기철의 ‘소리 보기-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마미술관의 ‘한국 조각 다시 보기-그 진폭과 진동’전은 전통적 의미의 조각과 더불어 빛, 소리, 움직임 등 비물질적 요소로 조각 개념을 확장한 작품 등 현대 조각의 양상을 압축적으로 짚어 보는 전시다. 김종영 구본주 등 작고 작가를 비롯해 최종태 최만린 엄태정 이기칠 김준 이소영 등 원로부터 신인에 이르는 22명의 작품을 통해 오늘날 조각의 계보를 엿볼 수 있다.

전시는 ‘인체에서 몸으로’ ‘독립적인 물체에서 환경으로’ ‘매스에서 마티에르로’ ‘정주에서 이동으로’란 4가지 맥락으로 구성됐다. 작가의 여행과 행위가 작업의 중심에 자리 잡거나(김주영, 정재철), 새로운 체험과 공간을 창조하는(이용덕, 함연주) 등 조각을 새롭고 신선하게 접근한 작품들이 많다. 올림픽 조각공원 안에 자리한 소마미술관이 조각 전문 미술관으로 정체성을 견고하게 다지기 위해 기획한 전시다. 2월 26일까지. 2000∼3000원. 02-425-1077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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