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고3 ‘수능 전투’ 돌입… 올 수능 전과목 만점자 2인에게 듣는 공부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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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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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입시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예비 고3의 마음은 벌써부터 급하다. 고등학교 2학년 2학기를 마치자마자 입시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대부분은 불안하고 막막해 하면서 수험생 생활에 대해 궁금해 한다. 수능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시간은 어떻게 관리할까, 슬럼프가 온다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올해 수능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와 탐구영역 3과목 모두 만점을 받은 경기 안양 양명고 3학년 함대영 군(18)과 재수생 김경환 씨(19·대원외국어고 졸)에게 비결을 들어봤다. 이들은 “EBS 연계율이 높다고 교재만 풀면 안 된다. 자신의 약점을 파악해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 EBS 연계율 높다고 교재만 풀지 말고 심화문제집 봐야 ▼

■ 대원외고 졸 재수생 김경환 씨


김경환 씨(사진)는 지난해 수능에서 쓴맛을 봤다. 연세대 경영학과도, 과를 바꿔서 쓴 서울대도 떨어졌다. 경찰대에 합격해 머리를 짧게 깎았지만 도저히 적성에 맞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재수를 결심했다. 이 선택은 헛되지 않았음이 올해 확인됐다. 언어 수리‘나’ 외국어 윤리 국사 경제 등 6개 영역에서 만점을 받았다.

○ EBS와 기출, 영역별로 다르게 보기

재수를 하면서 그는 EBS 교재와 기출문제, 학원 교재를 집중적으로 봤다. 김 씨는 “EBS 연계율이 아무리 높아도 그 외의 것을 하나도 보지 않는다면 심화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말했다.

언어는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이 대부분 그대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정답을 단순히 맞히기보다는 지문 분석을 열심히 했다. 재수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월에는 잃어버린 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과거의 수능과 모의평가를 풀고, 기출문제를 분석한 참고서를 봤다. 이후는 계속 EBS와의 전쟁이었다. 문학 작품은 해답지에서 해설과 줄거리를 꼭 읽었다. 이걸 보면 수능에서 이 작품의 다른 지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비문학은 기출문제의 지문 분석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첫 문단을 읽으면서 다음에는 어떤 글이 전개될지를 생각하며 읽는 연습을 했다. EBS 교재를 풀면서도 마찬가지다. 문과라 특히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 지문은 시간이 걸려도 꼭 다 이해하고 넘어갔다.

수리도 기출문제로 시작했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새로 추가된 ‘미적분과 통계기본’은 다른 문제집을 구해 충실히 익혔다. 이후 EBS 교재를 풀면서 모르거나 헷갈리는 개념이 나오면 기본서로 돌아갔다. 이때 해당 부분만 달랑 보지 않고, 개념이 포함된 단원 전체를 다시 봤다. 오답노트는 만들지 않았다. 틀린 문제를 따로 적거나 가위로 오려 붙이는 게 귀찮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다시 풀어야 할 문제는 형광펜으로 표시를 했다. 이후 똑같은 문제집을 한 권 더 사서 표시했던 문제들만 다시 풀었다.

외국어도 EBS 교재의 지문이 많이 나온다. 지문을 꼼꼼하게 보는 데 집중해 나중에는 ‘예전에 봤다’는 느낌이 들 수 있게 공부했다. 모르는 단어는 따로 정리해 외웠다.

사회탐구는 문제풀이보다 개념이 중요하다. 특히 국사는 양이 방대해 개념 정리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국사는 교과서가 최고의 기본서다. 그냥 읽다 보면 아는 내용만 확인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먼저 학원 교재를 보며 모르는 부분을 파악하고 다시 교과서로 넘어갔다. 개념을 심화·응용한 문제가 주로 나오는 윤리나 경제는 반드시 교과서를 기본서로 삼지 않아도 된다. 사탐도 기출문제와 EBS 문제를 꼭 풀어봐야 하는 건 당연하다.

○ 모의평가를 분기점으로

김 씨는 서울 강남의 종합학원에 다녔다. 그는 “학원은 오전 7시 50분 수업을 시작하므로 학교를 가듯이 일찍 일어나고 규칙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공부 계획은 하루와 일주일 단위로 세웠다. 보통 일요일과 매일 아침에 한 주와 하루의 공부 범위를 정했다. 학원 수업이 끝나고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하는 자율학습 시간에는 EBS 교재와 기출문제를 풀었다.

김 씨는 수능 모의평가를 재수 기간의 분기점으로 삼았다. 6월 모의평가는 약점을 확인하는 계기, 9월 모의평가는 실제 수능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9월 모의평가 전까지 모든 영역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재수생은 슬럼프에 빠지기 쉽다. 김 씨는 “재수생은 ‘본질적 슬픔’이 있다. 공부가 잘 되다가도 ‘친구들은 대학 가 있는데 난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에 종종 우울해졌다”고 했다. 이때 방법은 딱 두 가지였다. 첫째는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있는 부모 사진 보기. 항상 자신을 응원해 주는 부모를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둘째는 무조건 책상에 앉기. 잠깐 기분을 전환하겠다고 쉬기 시작하면 쉽게 공부할 마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예비 고3과 재수생들에게 “1년은 긴 시간이다.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초심만 잃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김경환 씨의 수능 만점 비결 ::


1 EBS 교재는 영역별로 다르게 활용하자. 언어나 외국어처럼 지문이 거의 똑같이 나오는 경우는 지문 분석을 하고, 수리나 사탐은 EBS 문제를 풀며 모르는 개념을 정리하자.

2 EBS 연계율이 아무리 높아도 기출문제는 중요하다. 기출문제는 출제 경향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3 우울해질 틈이 없게 무조건 책상에 앉자.
▼ 모의고사로 자신의 약점 파악을… 수리교재 40권 풀었다 ▼

■ 안양 양명고 3학년 함대영 군

함대영 군(사진)은 2학년 겨울방학부터 수능을 준비했다. 고3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논다고 생각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함 군은 치열하게 보냈다. 그런 노력 덕이었을까. 올해 수능에서 언어 수리‘가’ 외국어와 물리Ⅰ 생물Ⅰ 화학Ⅱ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6개 영역 만점은 전국에 30명이지만 이 중 이과생은 3명밖에 안 된다.

서울대 수시전형에 지원한 함 군은 3일 면접을 치르고 최종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다. 수학과에 진학해 기하학을 공부하는 게 꿈이다.

○ 부족한 영역은 인터넷·학원 강의 활용

함 군은 먼저 모의고사 성적을 통해 어떤 영역이 강하고 약한지를 파악했다. 영역별로 개념 공부와 문제 풀이 중 어디에 집중할지, 인터넷과 학원 강의가 필요할지, 공부 시간은 어떻게 달리할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자신 없는 언어와 외국어는 EBS 교재뿐 아니라 인터넷·학원 강의도 이용하기로 했다.

언어영역에서 문학작품은 혼자 정리하기 어려워 인터넷 강의를 많이 들었다. 이때 강사를 신중하게 선택했다. 유명하다고 반드시 자신에게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맛보기 강의를 듣고 수업 스타일을 파악해서 골랐다.

매일 EBS 교재와 기출문제를 문학 1∼2지문, 비문학 3∼4지문씩 풀었다. 이때 문제풀이에만 급급하지 않고 지문을 꼼꼼하게 살펴 배경지식이 되도록 했다. 함 군은 “언어는 EBS 교재가 수능의 교과서인 듯이 정답까지 외우는 학생도 있는데, 그보다는 동일한 지문이 나왔을 때 ‘본 적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면 된다”고 말했다.

수리는 개념이 잡혀 있다고 생각해 문제풀이에 집중했다. 다른 영역 공부가 지겨워질 때 매일 1∼2시간 풀었다. 우선순위는 EBS 교재, 기출문제, 일반 문제집 순으로 뒀다. 모두 40권 정도를 풀었다. 오답노트는 만들지 않는 대신, 문제를 못 맞히면 개념을 바로 익히고 넘어가기로 했다.

외국어는 EBS 교재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수능 연계 문제집은 세 번씩 풀었다. 처음에는 정답을 맞히는 데 중점을 뒀다. 두 번째는 시간을 충분히 들여서 모든 문장을 해석한다는 자세로 문단과 문맥의 흐름까지 살폈다. 이렇게 하니 세 번째 풀 때는 지문 앞부분만 봐도 내용이 생각났다. 수능에서 EBS 교재의 지문이 친숙하게 느껴졌던 비결이다. 인터넷 강의는 문법을 중심으로 들었다.

과학탐구는 반복되는 출제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기출문제를 중심에 뒀다. 문제를 풀면서는 관련된 개념을 옆에 써 넣으며 반복 학습했다.

○ 일주일 계획은 철저하게 지키기

지금의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수능은 내년 11월 8일로 예정돼 있다. 예비 수험생들은 연말이 되면 다음 해 1년 계획을 세워 준비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지금의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수능은 내년 11월 8일로 예정돼 있다. 예비 수험생들은 연말이 되면 다음 해 1년 계획을 세워 준비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시간은 엄격하게 관리했다. 일요일 밤에 일주일간의 공부 목표를 시간별 영역별로 나눠 표를 짜고 그대로 움직였다. 공부 시간도 길었다. 매일 오전 2시까지 공부하고 6시 20분에 일어났다.

함 군은 “수업 시간에 자습한 것까지 생각하면 하루에 10시간가량 공부했다. 수업을 철저히 듣는다 해도 스스로 정리하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역별 공부는 과목별로 가장 효과적인 시간을 택해 했다. 매일 오전 7시 40분까지 등교해 40분가량은 언어를 공부했다. 어려워하는 영역을 정신이 맑을 때 공부하자는 생각이었다.

학교 수업은 집중해 듣고, 본격적인 공부는 집에서 했다.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가장 긴 시간을 투자한 외국어는 대개 이때 공부했다. 인터넷 강의도 이 시간에 들었다. 강의를 1시간 들으면 30분은 반드시 내용 정리와 복습에 투자했다.

자정부터 2시간은 계획대로 하지 못한 공부를 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스스로 정한 목표를 이루고 잠자리에 들면 뿌듯했다.

고3 기간 내내 공부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매일 오후 5시 반부터 7시까지는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을 봤다. 오후 11시부터 1시간 동안은 간식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을 했다.

함 군은 “고3이라는 압박감 때문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 어차피 하루 종일 공부할 수 없다면 정해진 시간에는 마음껏 놀며 정신을 상쾌하게 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안양=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함대영 군의 수능 만점 비결 ::


1 선택과 집중을 하자. 실력이 약한 영역은 학습 절대량을 늘리고, 집중이 잘 되는 시간에 공부를 하자.

2 일요일 밤에는 일주일치 계획표를 만들자. 시간대별, 영역별로 세분하자.

3 인터넷 강의는 능동적으로 활용하자. 유명강사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맛보기 강의를 들어보고 자신에게 잘 맞는 강사를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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