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영화, 욕 너무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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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윤영민-김정선 연구팀 분석
20여년간 횟수-강도 계속 늘어… 男배우가 女보다 5배 많이 써

최근 20여 년간 국내 청소년 관람가 영화에서 폭력적 언어의 강도가 꾸준히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윤영민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고려대 언론학과 박사과정 김정선 씨가 최근 한국언론학보 55권 5호에 발표한 논문 ‘욕설로 대화하는 한국 영화: 한국 청소년 관람가 영화에 나타난 폭력적 언어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간 청소년 관람가 등급의 한국영화에서 강도 높은 욕설·비속어가 점차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1년간 발표된 12세 및 15세 이상 관람가 한국영화 797편 가운데 60편의 영화를 뽑아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총 1899개의 욕설·비속어가 나왔으며 편당 평균 빈도는 1990∼1994년 30.5회, 1995∼1999년 18.9회, 2000∼2004년 33.1회, 2005∼2010년 45.6회로 나타났다. 또 욕설·비속어의 강도에 따라 강(동물이나 성기를 나타내는 말 등 비속어와 결합된 단어), 중(대가리, 쌍판대기 등 신체 비하 단어 및 ∼새끼, ∼지랄 등의 형태소와 결합된 단어), 약(∼년, ∼놈 등 성적 비하 어미와 관련된 단어)으로 나눠 각각 3, 2, 1의 비중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욕설·비속어의 강도는 1990∼1994년 1.41에서 2005∼2010년에는 1.85로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2000년대 초반부터 조직폭력배를 다룬 영화가 코믹 장르와 결합돼 흥행코드로 자리 잡은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또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년)처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영화에서조차 조폭이 감초처럼 등장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영화에서 남성이 사용한 욕설·비속어의 양은 83.5%(1585회)로 여성이 사용한 양(16.5%·314회)의 약 5배였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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