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공연&전시]‘명절병’ 지친 아내에게 공연 한 편의 여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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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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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연휴 여성들이 볼만한 뮤지컬-연극

《올 추석 연휴는 화끈한 여름 공연의 썰물과 차분한 가을 공연의 밀물 사이 공백기에 놓여 있다. 그래서 가족 단위의 관객에게 추천할 만한 신작 공연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한마디로 아이들 손잡고 온 가족이 함께 볼만한 공연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대신 ‘명절병’으로 고생하는 며느리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여성 중심 공연은 제법 많다. ‘세상의 모든 이브를 위한 공연’ 중심으로 명절 연휴 볼만한 공연을 모아봤다.》

서울 서부지역을 대표할 대형공연장 디큐브아트센터의 개막작 ‘맘마미아!’는 며느리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 줄 공연. 1970, 80년대를 풍미한 스웨덴 4인조 그룹 ‘아바’의 익숙한 노래들을 절묘하게 엮어 엄마들이 감춰진 여성 본능을 맘껏 폭발시킬 수 있다. 기존 곡을 엮어서 만드는 주크박스 뮤지컬 중 역대 최고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이 작품은 특히 국내 최고 음향시스템을 갖춘 공연장을 만나 ‘물 만난 물고기’처럼 객석을 휘젓는 파괴력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에선 전설의 4인방과 신예 3인방의 조화도 돋보인다. 전설은 환상적 호흡을 자랑해온 최정원 전수경 이경미 아줌마 3인방과 이 뮤지컬 국내 공연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성기윤이다. 신예는 중저음의 매력적 목소리를 자랑하는 이현우(해리)와 연극계 블루칩 박윤희(빌), 신인답지 않게 당찬 매력을 뿜어내는 박지연(소피)이다.

공연장이 지하철 1, 2호선 신도림역과 연결된 디큐브시티 7층에 위치해 5, 6층의 식당가와 백화점 쇼핑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다만 민망한 내용이 많으므로 미성년 자녀와의 관람은 피하는 게 좋다. 맘마미아는 ‘내 어머니’란 뜻의 이탈리아어로 영어의 ‘오 마이 갓’에 해당하는 감탄사. 아바의 히트곡 제목이기도 하다. 4만∼11만 원. 1544-1555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초연 중인 극단 드림플레이의 연극 ‘마호로바’(연출 김재엽)는 여성 3대가 관람하기에 딱 좋은 연극이다. 기시다 희곡상을 수상한 일본 극작가 호라이 류타 원작을 번역한 이 작품은 일본 전통의 마쓰리 축제가 열리고 있는 시골마을 종갓집이 무대다. 대가 끊길 위기에 처한 이 종갓집에서 유일한 희망이던 노처녀 딸 미도리(최수현)가 40대 초반의 나이에 폐경하게 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안고 귀향한다. 여기에 둘째 딸 교코(김수진)가 아버지도 모르는 사생아로 낳은 손녀딸 유리에(이소영)가 유부남의 아이를 가진 채 낙향한다.

절망에 빠진 종갓집 며느리 히로코(임유영, 이정은)와 그런 며느리를 격려하는 70대 시어머니 다마에(신현실) 그리고 교코가 새로 사귀는 이웃집 사내의 열한 살 딸(김영진)까지 여성으로만 이뤄진 전 출연진이 생리와 관계된 여성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풀어낸다. 마호로바는 ‘경승지’를 뜻하는 일본어. 아이와 어머니가 함께 있기만 해도 아름다운 풍경이 빚어진다는 상징적 의미로 쓰였다. 2만5000원. 02-745-4566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창작뮤지컬 ‘친정엄마’는 딸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엄마에게 바치는 웃음과 눈물의 사모곡이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친정엄마 역으로 나문희와 김수미라는 대조적 스타일의 두 여배우가 출연하고 도회적인 딸 역으로는 탤런트 이유리와 뮤지컬 배우 양꽃님이 번갈아 호흡을 맞춘다. 5만5000∼7만7000원. 추석 연휴 기간엔 4인 가족 관람 시 3만∼19만 원 할인 혜택을 준다. 1588-1407

온 가족이 함께 볼만한 공연은 따로 있다. 명절날 30대 초반 맏딸이 데려온 70대 신랑감으로 인해 일가족이 혼비백산하는 시추에이션 코믹연극 ‘너와 함께라면’(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아트홀)과 행려병자 무료 병동을 무대로 가족애를 블랙코미디로 담아낸 창작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서울 대학로 예술마당2관)는 가족 공연의 스테디셀러로 손색이 없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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