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黨’ 창당하나… 내일 ‘새로운 보수정당 발기인대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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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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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9일 열리는 ‘3000대 교회 초청 기독교지도자 포럼’ 안내 포스터.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9일 열리는 ‘3000대 교회 초청 기독교지도자 포럼’ 안내 포스터.
19대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개신교 일각에서 적극적인 정치세력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본부’(대표회장 최병두 목사)는 29∼31일 경기 양평군 양수리수양관에서 ‘3000대 교회 초청 기독교지도자 포럼’을 개최한다. 주최 측은 전광훈(청교도영성훈련원장·사랑제일교회) 장경동 목사(대전중문침례교회)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 김홍도(금란교회)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등 개신교계의 원로들이 포럼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30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새로운 보수 정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홍도 목사는 최근 설교에서 “좌파로 기운 한나라당 대신 반공 보수당 창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18대 총선에서 ‘기독사랑실천당’을 통해 개신교계의 정치세력화를 주도했으며 이 당은 지난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44만여 표를 얻은 바 있다. 이 당과 별개의 새로운 개신교 정당을 추진 중인 전 목사는 최근 한 모임에서 “장로 대통령도, 한나라당도 믿을 수 없다”며 “지난 총선에선 단 5만 표가 부족해 개신교계를 제대로 대변할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데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했다.

현재 개신교계에선 전 목사 외에도 2, 3개 그룹이 ‘개신교 정당’ 창당을 위해 뛰고 있다. 이들은 △종북 좌파들의 국가부정과 적화통일 △이슬람채권(수쿠크) 법과 이슬람의 포교 △북한 인권 등의 문제를 기존 정치권이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창당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또 이들은 교회 안팎에서 영향력이 큰 원로들을 영입하는 등 각기 세 불리기에 나섰다.

이른바 진보적 성향의 개신교 인사들도 30일 오후 2시 서울 향린교회에서 ‘2012 생명평화기독교행동’ 창립 예배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기장 총무를 지낸 김상근 목사, 대한성공회 박경조 주교, 감리교 신경하 전 감독회장 등이 상임대표로, 임광빈 정충일 강경민 목사 등이 공동대표로 참여한다.

이 단체는 미리 발표한 창립선언문에서 “최근 우리 사회는 민주질서가 무너지고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돼 정의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며 “국민의 뜻을 받들어 생명평화의 가치를 구현하는 정치, 공정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이룰 수 있는 정권의 수립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특히 사업계획을 통해 △지역별 시국토론회와 간담회, 기도회 개최 △다른 종교,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기 위한 직접 행동으로 서명운동, 시국기도회와 범종단 기자회견 추진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교계는 이 단체가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나 특정 후보 낙선 운동 등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최근 개신교계의 교회 울타리를 벗어난 정치세력화 움직임이 잇따르는 데 대해 교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회자는 “개신교계는 지난 대선 때 몇몇 대형교회가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큰 후유증을 겪었다”며 “개인의 정치적 활동을 막을 순 없지만 교회나 목회자의 영향력이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쓰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공직자의 종교편향 문제를 제기해온 불교계는 특히 예민한 반응을 나타냈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개신교 당이 나오면 불교계도 불교 당을 만들어야 하나”라며 “특정 종교에 기반한 정당의 출현은 종교평화와 정교(政敎)분리라는 우리 사회의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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