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버려서 이긴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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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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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성진 9단 ● 고근태 8단
본선 16강전 총보(1∼160)

바둑을 두다 보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경우는 드물다. 바둑이 좋다 싶으면 방심하게 마련이고, 그 틈을 타 역전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바둑이 어렵더라도 한두 번의 기회는 오기 마련이라는 게 프로기사들의 말이다. 이번 바둑도 기회가 여러 번 오갔다.

고근태 8단이 흑으로 유행포석인 화점 1, 3, 5를 들고 나온 데 대해 원성진 9단은 요즘 보기 힘든 향소목으로 맞섰다. 하변에 둔 흑 21이 때 이른 완착. 이 수는 참고 1도처럼 우변의 백진을 제한하면서 세력을 쌓았어야 했다. 백은 그 틈을 파고들었다. 백 22로 우변 백진을 키우는 한편 하변 흑의 발전성을 가로막았다. 백의 호조.

그러다 좌하귀 접전에서 백 대마의 생사가 위태로워졌다. 원 9단은 백 대마를 죽이는 방법을 택하는 대신 중앙에 거대한 백 세력을 쌓았다. 해볼 만한 형세가 됐다.

흑은 71로 둬 백진 삭감에 나섰다. 백은 직접 응수하는 대신 72로 두면서 상변의 흑 대마를 둘로 가르는 데 성공한다. 그래도 흑에게는 기회가 있었다. 흑 81 마늘모 대신 참고 2도처럼 흑 1로 붙여갔다면 흑이 좋았다.

결국 백은 상변의 흑대마를 포획하면서 승리했다. 초반에 백 대마를 버리고도 이긴, 원 9단의 좋은 바둑이었다. 149=142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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