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소소하게 웃기는 일본판 ‘생활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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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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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넌버벌 퍼포먼스 ‘브레이크 O’
안무 ★★★☆ 의상 ★★★☆ 연출 ★★★ 연기 ★★★

역동적이고 화려한 움직임 대신 독특한 캐릭터와 의상, 아기자기한 상상력으로 웃음을 안기는 일본 넌버벌 공연 ‘브레이크 O’. 아시테지 여름축제 사무국 제공
역동적이고 화려한 움직임 대신 독특한 캐릭터와 의상, 아기자기한 상상력으로 웃음을 안기는 일본 넌버벌 공연 ‘브레이크 O’. 아시테지 여름축제 사무국 제공
한국을 대표하는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와 ‘점프’는 무술동작을 접목한 배우들의 역동적이고 화려한 움직임을 전면에 내세워 성공을 거뒀다. 두 작품의 연출자인 최철기 씨가 선보인 최근작 ‘비밥’은 요리 대결이라는 스토리에 화려한 비보이춤을 곁들였다.

넌버벌의 화려한 역동성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일본의 넌버벌 그룹 ‘투 아르 맨션(to R mansion)’의 공연 ‘브레이크 O(無禮講)’는 다소 밋밋할지 모르겠다. 여자 배우 세 명과 남자 배우 두 명이 출연해 춤과 음악, 마임이 어우러진 코믹한 에피소드를 표현한다. 관객이 감탄사를 토해내고 ‘빵’ 터지게 하는 폭발력보다는 톡톡 튀는 상상력으로 미소를 머금게 하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제목인 ‘브레이크 O’는 신분이나 지위를 따지지 않고 모두 어울리는 술자리를 뜻하는 일본어 ‘부레이코(無禮講)’를 비슷한 발음의 영어로 옮긴 것.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국제아동청소년 연극 페스티벌 ‘기지무나 페스타’에서 인기를 모았다.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개최하고 있는 ‘아시테지 여름축제’에도 참가해 공연 중이어서 한국과 일본의 넌버벌 공연을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공연시간 50분에 에피소드는 7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일상적인 상황을 공연 형태로 발전시킨 상상력이다.

건물 안으로 진입하려는 여자 암살자와 금속탐지기를 옆에 두고 수상한 사람을 가려내는 보안요원 사이의 암투를 다룬 에피소드가 인상적이다. 이 에피소드 후반부에선 배우들이 금속탐지기를 통과할 때 나는 ‘삐’ 하는 신호음을 음악으로 사용하면서 집단무용을 펼친다. 총을 쏘면 사람이 총알을 들고 뛰어가고 이를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장면처럼 몸을 눕혀 피하는 장면은 유치하게 느껴지면서도 웃음이 난다.

혼잡한 역에서 앞에 가던 사람이 흘린 티켓을 주워 찾아주는 내용의 에피소드도 일상적인 상황을 코믹한 집단춤으로 표현한다. 남이 흘린 티켓을 줍는 사이 자신의 티켓을 흘리고, 이를 또 다른 사람이 주우면서 동시에 흘리는 장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난장판이 된다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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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까지 서울 대학로 공간아울 소극장. 오전 11시, 오후 4시. 만 4세 이상 입장 가능. 1만5000원. 02-745-5862∼3

오키나와=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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