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북 카페]佛 미테랑 관련서 열풍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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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대선 극적 승리과정 회상
화려했던 14년 집권기간 추억도

훗날 프랑스 역사는 ‘2011년 5월’을 어떻게 기록할까.

17년 만의 사회당 집권이라는 염원을 안고 압도적 지지율로 대선을 기다리기만 하면 됐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폭행 미수 사건은 왜 좌파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렸을까.

30년 전인 1981년 5월 10일. 첫 사회당 출신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이 정권을 잡아 유럽 전역에 사회민주주의의 열풍을 일으키고 14년간 나라를 다스린 화려했던 좌파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이후 17년 동안 사회당은 죽었다.

스트로스칸의 추락이 좌파에 얼음물을 끼얹었지만 올해 5월은 미테랑과 사회당의 뜨거운 부활의 분위기로 시작했다. 출판 분야의 열기는 특히 뜨거웠다.

파스칼 코시의 ‘L'´election d'un notable(유력자의 선거)’는 ‘5공화국 출범 후 23년을 야당으로 살아온 사회당에 1981년 미테랑이 가져온 승리는 프랑스를 완전히 새로 탄생시키는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계기였다’고 말한다. 재선에 도전했던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은 떠나는 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원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치명적 실수로 선거를 망쳤다. 반대로 미테랑은 막판 6개월 동안 국민과 완전히 교감하는 선거 캠페인으로 정상에 올랐다고 저자는 회고한다. 책은 미테랑이 주도했던 정치 세력의 재편과 국민과의 소통, 극적인 승리를 통해 30년 전의 시대의 숨결을 되살려낸다. 또 전쟁의 후광에서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난 샤를 드골, 죽음으로 또 한 번 대통령의 임기를 바꿔버린 조르주 퐁피두와 달리 미테랑은 선거를 통한 진정한 국민의 지지 속에서 두 번의 임기를 수행한 첫 프랑스 대통령이라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면서 미테랑의 선거를 통해 ‘좌파 후보는 여론과의 교감을 무엇보다 중시해야 하며 재선에 도전하는 후보자는 교만을 가장 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새겨야 한다고 얘기한다.

에마뉘엘 르미외와 올리비에 롤레르 공저의 ‘10 mai 1981, une journ´ee particuli`ere’(1981년 5월 10일, 어느 특별한 날)는 미테랑 시대를 살아간 다양한 군상들의 초상화를 모은 ‘5월 10일 가족의 앨범’ 같은 책이다. 기자인 르미외와 사진기자 롤레르는 정치인, 영화배우, 편집장, 일반인, 학생 등 미테랑 대통령 치하의 1980년대를 서로 다른 다양한 공간에서 보낸 100여 명을 만나 그 시대를 회고하는 목소리와 추억을 사진과 함께 글로 담아냈다. 책은 이들이 그 시대에 자신과 했던 약속들이 결국 오늘날 어떻게 됐는지 돌아보면서 30년의 여정을 파고든다. 롤레르 기자가 남긴 사진의 기록들도 아련했던 시절로 독자들을 이끈다.

미테랑 대통령을 가까이서 오랫동안 보좌한 플로랑스 파보드로리와 파비앵 르쾨브르의 ‘프랑수아 미테랑’은 미테랑이 곳곳에 남겨 놓은 흔적을 좇은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전의 미테랑 사진, 그가 잡지에 기고했던 글들, 선거 벽보, 대통령 시절 엘리제 궁에서 남겼던 비망록 발췌문, 그가 직접 쓴 메모들이 미테랑의 추억을 품고 독자에게 찾아온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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