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앞에 미인 없다… ‘경국지색’배우 4자성어로 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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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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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여신 제시카 알바 ‘目不忍見’늙어버린 소녀 소피 마르소 ‘進退兩難’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영원히 빛나는 아름다움이란 없다. 세월 앞에 아름다움이란 바람 앞의 촛불이다. 여배우들의 미모도 세월을 이기지는 못한다. 최근 잇따라 국내 관객을 찾아온 경국지색(傾國之色·뛰어나게 아름다운 미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외모는 시들어도 연기와 열정은 더욱 빛날 수 있다. 이들의 현재 모습을 과거와 비교해 사자성어로 풀이했다.

소피 마르소
소피 마르소
○ 소피 마르소 ‘진퇴양난’(進退兩難·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

피비 케이츠, 브룩 실즈와 함께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그도 이제 45세. 어린 시절의 소박한 꿈을 다시 찾으려는 커리어 우먼으로 분한 ‘디어 미’(21일 개봉)는 ‘여인’에서 ‘누님’으로 넘어가는 그의 현재 모습을 보여준다. 애정 연기를 하기에는 나이가 많고, 관록 있는 역할을 맡기엔 부족한 어정쩡한 나이. 오버하며 소녀처럼 우는 장면에서는 나이가 들어 보이고, 과거를 추억하기에는 젊어 보인다. 감독으로서의 활동을 기대해 본다.

○ 에마뉘엘 베아르 ‘초지일관’(初志一貫·처음 세운 뜻 그대로)

에마뉘엘 베아르
에마뉘엘 베아르
48세인 베아르는 ‘파리 사랑한 날들’(7일 개봉)에서 치명적인 사랑에 목맨 여인 역을 맡아 관능적인 이미지를 이어간다. 얼굴에는 세월의 그늘이 드리웠지만 격정적인 사랑 연기를 선보일 만큼 열정은 식지 않았다. 다시 만난 옛 남자에게 “난 남자 있어요. 애인들도 있어요”라며 노천카페에서 시큼한 레몬을 사정없이 베어 먹는 모습은 섹시하다. ‘누드모델’ ‘금지된 사랑’에서 보아왔던 몽롱한 눈빛도 남자들이 혹할 만큼 여전하다.

○ 제시카 알바 ‘목불인견’(目不忍見·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다)

제시카 알바
제시카 알바
코믹영화 ‘미트 페어런츠3’(3월 31일 개봉)에서 알바가 맡은 역은 발기부전 치료제 ‘오래지탱’(한글번역 이름)을 파는 제약회사 사원. 약을 잘못 먹고 흥분한 그는 벤 스틸러에게 무작정 달려든다. 미모는 여전하지만 심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그를 ‘여신’으로 추앙했던 남성 관객은 슬프다. B급 액션 영화 ‘마셰티’(21일 개봉)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경찰 역에, 환갑이 넘은 대니 트레조와 러브신을 선보인다. 배역을 고르는 안목이 아쉽다.

○ 어맨다 사이프리드 ‘겸양지덕’(謙讓之德·겸손한 마음씨)

어맨다 사이프리드
어맨다 사이프리드
최근 개봉한 ‘레드 라이딩 후드’는 사이프리드의 미모를 재발견한 영화다. 동성애 장면 등이 나오는 ‘부기우기’에서 지나친 노출 연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그는 이 영화에서 빨간 망토로 얼굴을 살짝 가린다. 큰 눈과 또렷한 이목구비, 흰 피부가 더욱 돋보인다. 가려진 얼굴은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빨간 망토 소녀’ 캐릭터도 살아난다. 너무 드러내는 것보다는 조금 가리는 것이 때로는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 키라 나이틀리 ‘문무겸비’(文武兼備·여러 재주를 두루 갖춤)

키라 나이틀리
키라 나이틀리
경국지색의 미모를 갖췄다고 말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상큼한 이미지만큼은 돋보인다. ‘오만과 편견’의 포스터에 등장하는 단발머리의 그녀는 갓 드레싱을 한 양상추 샐러드처럼 신선했다. 최근작 ‘라스트 나잇’ ‘네버 렛미 고’에서는 여기에 지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지적인 연기 덕분에 부부의 불륜을 다룬 ‘라스트 나잇’은 신파로 흐르지 않는다. 섬세한 심리묘사도 뛰어나 그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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