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26>孔子曰德之流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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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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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일국이 천하의 王者가 되기 위해서는 勢(세)와 時(시)를 기다려야 한다고 보고, 제자 公孫丑(공손추)와의 대화에서 지금 제나라는 주나라 文王 때와는 달리 王業(왕업)을 이루기에 적합한 勢와 時를 맞이했다고 논평했다. 勢와 관련해서는 제나라의 영토가 기존에 왕도정치를 행했던 어떤 나라보다 크고 국도로부터 국경에 이르기까지 인구밀도가 높다는 사실을 들었다. 한편 時와 관련해서는 당시 천하 백성들이 虐政(학정)에 시달리고 있으므로, 飢渴(기갈)이 심한 백성들에게 음식과 음료를 주듯 仁義(인의)의 정치를 베풀면 백성들은 그 군주를 의지하리라고 강조했다. 여기서는 다시 공자의 말을 인용해서, 일국의 군주가 仁義의 정치를 행하면 그 군주의 덕이 급속하게 천하에 퍼져 천하 백성이 모두 歸服(귀복)하리라고 말했다.

速於置郵而傳命에서 置郵는 擺撥馬(파발마)를 두는 일, 傳命은 명령을 전하는 일이다. 於는 비교격이다. 여기서는 ‘군주의 덕이 세상을 교화하는 일’과 ‘파발마를 두고 왕명을 전하는 일’을 속도의 관점에서 비교해서 전자가 후자보다도 더 빠르다고 했다.

군주의 덕이 백성들을 교화할 수 있으려면 군주 자신이 정의롭고 도덕적이어야 할 것이다. ‘중용’에 보면 ‘사람의 도(道)는 정치를 어질게 하여 백성이 따르도록 하는 데 민첩하고, 땅의 도는 나무를 잘 자라게 하는 데 민첩하다’고 했다. 그래서 군주의 덕을 ‘敏樹(민수)’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성호 이익은, 땅의 나무가 봄기운을 타고 날로 성장하지만 가물 때 말라 죽지 않도록 뿌리에 물을 주어야 하듯이 백성들이 나라를 원망하기 전에 군주는 어진 정사를 행하여 민심을 다잡아야 하며, 또 군주가 덕으로 민심을 다잡는 요령은 자신의 마음을 미루어 남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부터 실천하는 혈구의 이치에 있다고 했다. 경청해야 할 말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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