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이 남자, 뮤지컬-드라마-영화 어떻게 다 나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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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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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엄기준 “휴식기간 열흘 안넘겨요”

배우 엄기준은 “만약 ‘드림하이’ 시즌2가 제작된다면 선생님이 아니라 머리 짧게 자르고 복학생 역을 맡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배우 엄기준은 “만약 ‘드림하이’ 시즌2가 제작된다면 선생님이 아니라 머리 짧게 자르고 복학생 역을 맡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배우 엄기준(35)은 청개구리 같다.

17년째 드라마 연극 뮤지컬을 오가며 바쁘게 활동하면서도 이달 초 종영한 KBS 2 ‘드림하이’에서 그가 맡았던 강오혁 선생님의 대사를 빌려 “나는 천천히 가고 있다. 천천히 가면 빨리 가는 사람보다 더 자세히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웃는다.

“마지막 여행도, 연애도 4, 5년 전이었다. 이제는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는 했지만 ‘드림하이’ 종영과 동시에 류정한 신성록과 번갈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서 주인공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1월에는 뮤지컬 ‘삼총사’의 주인공 달타냥 역을 맡아 공연을 하면서 ‘드림하이’를 촬영했다. 그의 ‘독한 삶’은 1995년 연극 ‘리처드 3세’로 데뷔해 10년간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다 2007년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을 통해 브라운관에 진출하며 시작됐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잘했군 잘했어’ ‘히어로’, 영화 ‘파괴된 사나이’ 등에 잇달아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아가는 동안 그의 스케줄표의 ‘차기작 검토 및 휴식’ 기간은 매년 열흘을 넘지 않았다.

“건강 걱정하시는 팬들이 많은데 하루에 비타민 4알 먹고 홍삼도 마셔요. 그래도 힘에 부칠 때는 공진단(한약) 먹고요. 드라마 촬영할 때는 한 달에 두 번, 공연할 때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링거를 맞기도 하죠.”

연극 무대에 오르며 뮤지컬 연습을 하고, 드라마 촬영까지 병행하면서도 “항상 이렇게 활동해도 아무렇지 않다”고 말해왔던 그이지만 ‘드림하이’ 종영과 맞물려 ‘몬테크리스토’를 시작한 것은 “미친 짓이었다” “정말 잘못한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드림하이’는 재밌게 찍었지만 고생을 정말 많이 했어요. 콘서트 장면은 10시간 넘게 촬영하죠. 카메라 두 대를 돌리고 관객들 반응도 찍어야 하니까요.”

유독 추웠던 지난 겨울 날씨도 한몫했다. 그는 “입김이 카메라에 잡힐까 봐 배우들 모두 찬물을 입안에 머금고 있다가 뱉고 촬영에 들어갔지만 감독님이 ‘불쌍해서 못 보겠으니 입김 신경쓰지 말라’고 했을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반면 그룹 ‘미쓰에이’ 수지, ‘2PM’ 택연 우영, 아이유 등 연기 경험이 없는 아이돌 가수들과의 연기 호흡은 문제되지 않았다고.

“다들 잘했어요. 또 제가 극 중에서는 선생님 역이었지만 카메라 밖에서는 오빠 형으로 지내려고 했고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처럼 연기에 대해 조언해주는 사람들이 많다 보면 배우들은 더 혼란스러워지죠.”

오히려 어린 후배들의 열정에 놀랐고 배운 점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내가 저 나이에 저렇게 했으면 지금보다 훨씬 나아졌을 텐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A형이라서 그런지 학창 시절에 소극적이었거든요.”

지난해 초연에 이어 두 번째로 공연하고 있는 ‘몬테크리스토’도 몸 고생 많이 하는 작품이다. 그는 “무술 장면이 많이 추가됐는데 ‘드림하이’가 일정보다 한 주 늦게 종영하는 바람에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직 실수가 있다”고 자책하며 메르세데스(옥주현 차지연 최현주 분)가 입술을 덮쳐(?) 노래를 멈춘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노래 마디와 마디 사이에 메르세데스가 제게 키스하는 장면이 있어요. 키스해야 하는 타이밍인데 안 하기에 안 하나 보다 생각하고 노래를 다시 시작했죠. 그런데 갑자기 다가와서 키스를…. 놀라서 노래가 끊겼어요. 하하.”

인터뷰 말미 그가 입버릇처럼 밝혔던 “30대 중반이 되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 역을 맡고 싶다”는 꿈에 대해 물어봤다. 이 청개구리 같은 배우는 막상 30대 중반이 되자 다른 작품에 욕심이 생긴다며 웃었다.

“지킬은 마음속에 품고 끝내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앞으로는 지금보다는 조금 쉬어가며 더 힘들고 더 재밌는 작품 하면서 70대까지 연기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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