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 윤석중-이원수 선생 탄생 100돌 맞아 추모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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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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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넘어 동심 지켜준 두 거목”

올해는 아동문학가 윤석중(1911∼2003)과 이원수(1911∼1981)가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 윤석중의 ‘졸업식의 노래’ ‘퐁당 퐁당’ ‘낮에 나온 반달’이나 이원수의 ‘고향의 봄’과 같은 동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동요로 불러봤을 정도로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아동문학계는 올 한 해 다양한 전시회와 추모제 학술제 등을 통해 두 거장이 바라본 동심을 되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같은 해에 태어났지만 두 사람의 문학관은 또렷하게 대비되는 개성을 지닌다. 윤석중이 밝고 맑은 순수한 동심을 추구한 반면 이원수는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가난한 삶을 사는 어린이들의 현실에 천착했다. 개인적인 생애에도 차이가 있다. 윤석중은 다른 예술가와 활발히 교류했고 광복 이후에는 교과서에 자신의 동시가 다수 수록되는 영광을 누린 데 비해 이원수는 조용히 작품 활동에만 몰두했다.

두 사람 모두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년 문사로 활약했을 정도로 문학에 소질을 보였다. 윤석중이 ‘봄’을 발표한 때가 열세 살이었고, 이원수가 ‘나의 살던 고향은’으로 시작하는 ‘고향의 봄’을 지은 때는 열다섯 살이었다. 1920년대 방정환의 ‘어린이’ 잡지 독자투고란을 통해 당시 어린이 문사들은 소식을 주고받았는데, 이를 통해 만들어진 ‘굴렁쇠’라는 회람잡지 모임에서 두 사람은 교우했다.

윤석중은 홍난파 등 당대의 유명한 작곡가들이 곡을 붙여 만든 동요만 800여 곡에 달한다. 이원수는 동시뿐 아니라 동화, 소년소설, 수필, 평론, 아동극 대본 등 약 1000편의 작품을 남겼다.

새싹회(이사장 노원호)는 계간지 ‘새싹문학’ 여름호에 윤석중의 생애와 문학관, 사진 등을 담은 윤석중 특집을 마련하고 11월에는 ‘윤석중 탄생 100주년 기념 아동문학인 작품 전시회’를 연다. 매년 12월에 열리는 윤석중 문학상 시상식에 맞춰 올해는 윤석중의 동시에 곡을 붙인 동요 공연을 함께 열 예정이다. 새싹회는 윤석중이 한국 아동문학의 발전을 위해 1956년에 만든 단체다.

이원수의 고향인 경남 창원에서는 사단법인 고향의봄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올해 1월 ‘이원수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회’(회장 김일태)가 설립됐다. 사업회는 그의 타계일인 1월 24일 이원수문학관에서 이원수 흉상 제막식을 열었다. 4월에는 ‘이원수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와 ‘고향의 봄 전국 어린이 잔치’를 연다. 10월에는 국제아동문학축전, 이원수 문학상 시상 등의 기념사업이 열린다.

창원의 예술·문화단체들도 ‘고향의 봄 칸타타’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시민단체 일부가 이원수의 친일 행적을 문제 삼아 기념사업 행사에 세금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문화지원단체 중 하나인 대산문화재단을 비롯해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한국아동청소년문학회도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두 아동문학가의 동시에 모두 곡을 붙여 동요를 만든 작곡가 백창우 씨는 “윤석중 선생은 우리말의 재미와 아름다움을 잘 살렸고, 이원수 선생은 아이들 삶의 어두운 자리까지 섬세하게 살폈다”며 “오늘날 침체된 우리 동시 동요가 나아갈 길을 두 거장의 문학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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