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의사 순국장소 위성사진 좌표 확정 이어 첫 현장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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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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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짜기는 기억한다, 79년전 총성을

1932년 12월 19일 오전 7시 27분, 일본 이시카와(石川) 현 우치카와(內川) 마을의 미쓰코지(三小牛) 가나자와(金澤)육군작업장에서 총살형을 당해 순국한 매헌 윤봉길 의사(1908∼1932). 그의 순국 장소(처형장) 현장이 사후(死後) 79년 만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회장 김학준)와 함께 윤 의사의 순국 장소를 추적해 온 근대사 전문 다큐멘터리 PD 김광만 씨는 지난달 26일 가나자와육군작업장 서북쪽 계곡에서 순국 현장을 찾아냈다. 이에 따라 윤 의사 순국 장소를 둘러싼 논란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김 PD는 “이곳은 1932년 당시 제9사단의 가나자와육군작업장이었고 현재도 육상자위대 연습지로 쓰이고 있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탓에 정확한 순국 지점에 대해서는 추측만 해 왔다”고 말했다.

윤 의사 처형 관련 극비문서인 ‘만밀대일기(滿密大日記)’에 수록된 처형장 사진과 도면을 구글 위성사진과 비교해 순국 지점을 추적해 온 김 PD는 지난달 25일 가나자와로 건너가 현장조사를 벌였다.

▶본보 2월 25일자 A27면 참조
A27면 윤봉길 의사 순국장소 첨단기법으로 밝혔다


가나자와 민단 관계자 등 재일교포와 일본 지식인,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 확인을 시작한 김 PD는 26일 육군작업장 실내사격장 바로 북쪽 지점에서 정확한 순국 장소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김 PD는 ‘만밀대일기’에 수록된 처형장 사진과 이번에 찾아낸 장소의 지형이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밝혔다.

김 PD가 2002년 일본 방위청 자료실에서 찾아낸 ‘만밀대일기’에는 ‘처형장은 미쓰코지 가나자와육군작업장 서북골짜기 사이, 교통이 희박하고 동쪽으로는 절벽이 약 7m 높이로 돌출되어 있는 곳’이라고 적혀 있다. 김 PD는 “주변 지형이 일부 변했지만 처형장의 지형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옆의 언덕길을 돌아가면 7m 높이의 절벽도 그대로 있었다”고 전했다.

26일 오후엔 가나자와 시의 재일거류민단 사무실에서 윤 의사 순국 장소를 확정하는 공개모임을 가졌다. 모리 가즈토시(森一敏) 가나자와 시의원, 역사학자 야마구치 다카시(山口隆) 씨, 윤 의사 처형조사팀의 사학자 신야 히로(新谷廣) 씨, 박현택 윤 의사 암장지 보존위원회 회장, 변종식 재일거류민단 이시카와 현 지방본부 단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 PD가 순국 장소 확인 과정과 결과를 보고했다.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의 양승학 사무처장은 “3·1절의 쾌거”라고 감동을 표현했다. 양 사무처장은 “윤 의사 의거 및 순국 80주년인 2012년을 앞두고 윤 의사의 순국 장소를 정확하게 확인함에 따라 80주년 기념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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