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조선왕조 심기를 건드린 어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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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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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여성 역사가 다시 말하다
정해은 지음 280쪽·1만5500원·너머북스

조선사회의 아웃사이더였던 여성들의 삶을 통해 조선시대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등장인물은 어우동이나 장녹수, 혜경궁 홍씨, 허난설헌, 황진이, 논개와 같이 잘 알려진 여성은 물론 신태영, 신천 강씨, 이숙희 등과 같은 낯선 인물도 있다.

여성의 일생이나 활약상보다는 그들이 처한 시대적 환경을 설명하고 해석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어우동 스캔들 자체보다는 어우동 사건이 터지고 난 후 이를 풀어가는 방식을 통해 조선의 지향성을 보여주는 식이다.

예컨대 어우동은 수많은 논의 끝에 목매달아 죽이는 교형에 처해졌는데, 법대로라면 유배형으로 끝날 수 있었다. 왕실의 여성으로서 종과도 간통을 했던 것이 시대의 심기를 건드렸다. 어우동과 간통한 수많은 남성은 대부분 풀려나고 벼슬길에도 올랐다. 사형이라는 과도한 결과가 나온 것은 한 개인의 비도덕성보다는 성리학으로서 체제를 안정시켜야 했던 조선 왕조의 필요성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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