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문화 살필수록 ‘독도는 우리 땅’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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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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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북 울릉군 대아리조트에서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최하는 ‘독도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연단 왼쪽부터 이승진 독도박물관장, 석대권 대전보건대 교양과 교수, 강진갑 역사 문화콘텐츠연구소장, 윤명철 동국대 교양교육원 역사학과 교수, 이기만 사단법인 역사만들기 대표. 울릉도·독도=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17일 경북 울릉군 대아리조트에서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최하는 ‘독도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연단 왼쪽부터 이승진 독도박물관장, 석대권 대전보건대 교양과 교수, 강진갑 역사 문화콘텐츠연구소장, 윤명철 동국대 교양교육원 역사학과 교수, 이기만 사단법인 역사만들기 대표. 울릉도·독도=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한국문화원연합회 ‘울릉도-독도’ 학술세미나

“동해는 고대부터 우리 선조들의 해상활동이 활발했던 바다입니다. 울릉도와 독도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항상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주최로 17일 경북 울릉군 대아리조트에서 열린 독도학술세미나 현장. 윤명철 동국대 교양교육원 역사학과 교수는 주제발표 ‘울릉도, 독도의 역사적 환경과 의미’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를 논할 때 울릉도에 사람이 살지 않다가 조선 말기에 개척되었다고 보는 공도(空島) 개념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울릉도가 한민족의 역사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해온 공간이었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인식되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즉 울릉도의 생활공동체인 독도에 대해 제기되는 복잡한 문제를 거론할 여지가 없어집니다.”

윤 교수는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역사적 사실을 들었다. 512년 6월 신라의 이사부가 지금의 울릉도인 우산국을 정벌했다. 울릉도는 고려와도 깊은 관계를 맺었다. 930년 울릉도에서는 백길(白吉), 토두(土頭) 두 사람을 사절로 보내고 공물을 바쳤다. 1141년에는 명주도(溟洲道·지금의 강릉) 감창사(監倉使)인 이양실이 왕에게 울릉도의 과실과 나뭇잎을 보낸 기록이 있다. 윤 교수는 “동력선이 발명되기 이전에도 바다에서 뗏목으로 100km 이상을 항해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다”며 울릉도는 어느 시대에나 한반도와 활발히 교류했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독도 문제를 정치 외교 또는 군사적 관점에서만 논하는 것에서 벗어나 일상의 삶에 초점을 맞춘 향토사적 관점에서 해석 정리하는 자리였다. 향토사적 연구는 거시적 담론을 보완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힘을 실어준다. 세미나를 주최한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전국 227개 지방문화원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이번 세미나에는 57개 문화원의 원장과 사무국장 등 9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독도에 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지방 문화, 예술 보급의 산실인 문화원을 통해 이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표다.

울릉도는 6세기 이후 줄곧 한반도와 밀접히 교류해 왔으며 울릉도와 생활공동체를 이루는 독도 역시 한민족의 공간이었다. 남쪽에서 본 독도의 서도(왼쪽)와 동도. 동아일보 자료 사진
울릉도는 6세기 이후 줄곧 한반도와 밀접히 교류해 왔으며 울릉도와 생활공동체를 이루는 독도 역시 한민족의 공간이었다. 남쪽에서 본 독도의 서도(왼쪽)와 동도.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석대권 대전보건대 교양과 교수는 주제발표 ‘독도·울릉도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통해 울릉도를 민속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석 교수에 따르면 울릉도 어민들이 가졌던 뱃길, 바람, 해양생태계에 대한 인지체계를 알아봄으로써 독도에 대한 생태민속학적 키워드로 삼을 수 있다. 옛날 어민들은 독도에 가기 위해 북두칠성과 삼태성 등을 이용한 천체항해술, 지형지물을 활용한 방법, 갈매기가 나는 모습을 보고 섬에 근접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독도 부근에 부는 바람을 이들은 ‘동새(동풍)’ ‘왁새(동남풍)’ ‘댕갈(남서풍)’ ‘갈바람(남풍)’ ‘북새(북풍)’ 등으로 세분했으며 여름에 갈바람이 불면 고기가 안 잡힌다고 했다.

석 교수는 “울릉도민의 독도와 울릉도에 대한 문화적 인지에 관한 연구는 ‘일본에는 없고 우리에게는 있는 것’을 밝히는 작업”이라며 “독도에 대한 울릉도민의 오래된 문화적 인지가 곧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민경현 고려대 박물관장이 ‘독도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고 이승진 독도박물관장,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소장, 이기만 사단법인 역사만들기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다.

16일 오후에는 참가자들이 독도에서 섬의 안녕을 기원하는 태평제를 올렸다. 제사를 지내는 동안 경기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임정자 명창과 경기소리보존회원들의 우리 가락과 한뫼국악예술단의 살풀이, 진도북춤이 이어졌다. 사진작가 김중만 씨는 독도를 앵글에 담았다. 김 씨와 한국문화원연합회는 독도 관련 사진전을 구상하고 있다.

최종수 한국문화원연합회장은 “태평제를 올리고 예술단, 사진작가 등을 참여시킴으로써 독도학술세미나를 풍성한 문화행사로 준비했다”며 “전국의 문화원장들이 보고 들은 독도 관련 문화 콘텐츠가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울릉도·독도=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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