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1 새 한국사 교과서, 근대이전 너무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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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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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학회들 검토 결과 논의

21일 오후 2011년 도입되는 고교 1학년 ‘한국사’와 관련해 학술회의 ‘역사교육의 위기와 검정 한국사 교과서’가 열렸다. 왼쪽부터 정요근 덕성여대 교수, 조광 고려대 교수,양정현 부산대 교수, 채웅석 한국역사연구회장, 윤재운 대구대 교수, 서영희 한국산업 기술대 교수. 사진 제공 아시아역사와평화교육연대
21일 오후 2011년 도입되는 고교 1학년 ‘한국사’와 관련해 학술회의 ‘역사교육의 위기와 검정 한국사 교과서’가 열렸다. 왼쪽부터 정요근 덕성여대 교수, 조광 고려대 교수,양정현 부산대 교수, 채웅석 한국역사연구회장, 윤재운 대구대 교수, 서영희 한국산업 기술대 교수. 사진 제공 아시아역사와평화교육연대
“새 한국사 교과서는 전근대사 서술이 대폭 축소된 데다 전근대 부분과 근현대사 부분의 체제가 일치하지 않는다.”(윤재운 대구대 교수), “현대사 서술에서는 너무 적은 분량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박태균 서울대 교수)

2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에서 한국역사교육학회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사연구회 한국근현대사학회 전국역사교사모임 역사학연구소 역사문제연구소 역사교육연구회 아시아평화와교육연대 민족문제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학술회의 ‘역사교육의 위기와 검정 한국사 교과서’에서 나온 지적이다. 2009년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5월 검정결과가 발표된 고교 1학년 ‘한국사’의 교과과정을 검토 및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교과서는 2011년부터 일선 학교에서 사용된다.

2009년 개정교육과정은 학생의 학습부담을 줄인다는 목표 아래 필수였던 2007년 개정교육과정의 고교 1학년 ‘역사’를 선택과목화하고 심화학습과목인 고교 2, 3학년 선택과목 중 ‘한국문화사’를 폐지해 역사교육 축소라는 역사학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날 ‘2007, 2009년 교육과정과 한국사 교과서 검정’을 발표한 양정현 부산대 교수는 발표문을 통해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과정과 수정 지시를 살펴보면 교과서마다 서로 다른 검정 기준이 적용되는 등 검정위원의 전문성 여부는 물론이고 합의된 검정기준이 있었는지조차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단적인 예로 동학농민운동 관련 기술에서 전체 6개 출판사 중 두 곳은 ‘폐정개혁안 12개조’를 삭제하거나 다른 자료로 대체하라는 수정권고를 받았지만 다른 출판사는 이 같은 권고를 받지 않은 것을 들 수 있다. 양 교수는 “검정위원 전공이 조선사에 집중돼 있고 현대사나 역사교육 전공자는 한 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2007년 개정교육과정에 맞춰 만들어진 이번 교과서가 2009년 개정교육과정이 새로 발표되면서 불가피하게 내용 개편이 이뤄져 이 과정에서 교과서 서술체계가 무너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재운 대구대 교수는 ‘고등학교 검정 한국사 교과서의 전근대 내용과 문제점’에서 “교과목의 이름만 ‘한국사’일 뿐이지 실제로는 7차 교육과정의 ‘한국근현대사’ 과목과 차이가 거의 없다. 고조선과 삼국시대, 고려 등 고대사와 중세사 부분은 거의 구색을 갖추는 수준에 불과하다. 분량도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며 경제 사회분야 서술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1945년 이후 현대사 부분 역시 지나치게 소략해 서술함으로써 학습에 적당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왔다. 박태균 서울대 교수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현대사 부분에 대한 분석’에서 “80∼100쪽의 분량에 국제정세부터 정치 경제 사회 문화뿐 아니라 북한 관련 내용까지 담고 있다. 북한 관련 서술은 3∼5쪽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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