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door & Golf]“핑크공주 크리머처럼…” 알록달록 컬러공, 나는 개성파

  • 동아일보

과거 공 위에 페인트칠하던 수준서 도약… 비거리-주목도 높인 기능성 제품 속속 나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뛰고 있는 ‘핑크 공주’ 폴라 크리머(미국)는 분홍색 옷을 즐겨 입는 것은 물론이고 골프공까지 분홍색을 쓴다. 한때 핑크볼을 쓰는 게 특별해 보였지만 컬러볼 사용은 이제는 국내에서도 흔한 광경이 됐다. 특히 올해 들어 국내외 골프공 업체들이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고 점점 많은 남녀 프로들이 컬러볼을 사용하면서 필드가 한결 화려해진 느낌이다.》
컬러볼은 흰색 볼보다는 성능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많았다. 예전만 해도 컬러볼은 기존 공 위에 페인트를 칠한 게 고작이었다. 결과적으로 딤플에 영향을 줘 비거리가 감소하고 스핀도 잘 먹지 않았다. 겨울철 눈 덮인 골프장에서나 쓰는 게 컬러볼이었다.

하지만 요즘 각 사가 경쟁적으로 내놓는 컬러볼은 성능 면에서 흰색볼과 같으면서 컬러볼만의 기능성으로 무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컬러볼 열풍은 외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이웃나라 일본에는 컬러볼을 쓰는 선수가 유독 많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컬러볼을 쓰는 대표적인 선수다.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미정도 컬러볼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일본 남자골프의 간판스타인 마루야마 시게키도 컬러볼을 사용해 ‘컬러볼은 여자용’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일본 골프공 시장에서 지난해 컬러볼 점유율은 17%였다.

올해 국내 필드에서 컬러볼로 바꾼 선수는 ‘필드의 슈퍼모델’ 서희경(하이트)이 대표적이다. 서희경은 요즘 흰색 공 대신 밝은 연두색 공을 사용한다.

이 외에도 김보경(던롭스릭슨), 윤슬아, 함영애(이상 세계투어), 김현지(LIG) 등이 컬러볼을 쓰고 있다. 남자 선수 중에는 최광수(볼빅)와 강성훈(신한금융그룹) 등이 컬러볼을 애용한다.

컬러볼의 장점은 샷의 궤적을 파악하기 쉽다는 것이다. 또 눈에 잘 띄어 러프에서도 공을 찾기 쉽다.

프로 선수들이 앞장서 컬러볼을 사용하자 아마추어들도 점점 많이 컬러볼을 찾고 있다. 지난해 5% 정도였던 컬러볼의 점유율은 올해 15% 정도까지 성장했다. 각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1998년에 이미 국내에 뉴잉 컬러볼을 선보였던 투어스테이지는 올해 X-01 비비드 컬러볼을 전면에 내세웠고, 캘러웨이는 핑크색 솔레어 볼을 내놓았다. 일본 던롭도 옐로볼(Z-STAR passion)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업체로는 볼빅과 넥센이 대표적이다. 볼빅의 컬러볼 시리즈인 크리스털, 레이디350, 비스무스 나이트, 비스타 iv 컬러볼 등을 2피스부터 4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내놓았다.

넥센도 골프볼 브랜드인 빅야드 출시 20주년을 맞이하여 신제품 4종을 출시했다. 핑크, 오렌지, 레몬, 옐로 4가지 색상으로 겨울용 컬러볼과 달리 여러 기능을 갖춘 사계절용 프리미엄 컬러볼을 선보였다. 사계절용 컬러볼 플래시 3피스, 2피스는 흰색 볼을 능가하는 비거리와 주목도가 높은 색상으로 골퍼들을 유혹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