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홍콩요리 하면… 점심엔 거위요리-딤섬, 저녁엔 뷔페-정통중식 ‘강추’

동아일보 입력 2010-10-01 03:00수정 2010-10-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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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투’의 핵심은 싱가포르카레, 중식, 킹크랩, 디저트, 일식, 샐러드 등 각기 다른 콘셉트의 7개의 독립적인 오픈 키친. 나무를 주조로 한 산뜻하고 시크한 실내 인테리어,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조명도 화사하다. 샐러드 코너에는 야채들과 함께 5가지 색의 소스가 투명 글라스에 담겨 있다. 미각과 시각의 훌륭한 조화랄까. 소스를 고르면 요리사가 즉석에서 샐러드를 버무려 준다. 2002년 롯데호텔서울이 바로 이 레스토랑을 벤치마킹해 뷔페 ‘라세느’를 오픈 키친으로 리노베이션했다.

한창 음식을 즐기고 있는데 ‘대∼앵’ 소리가 울리더니 고객들이 한쪽 키친으로 몰려들었다. 30분에 한 번씩 울리는 징은 불도장(佛跳牆)이 나온다는 신호. 한 번에 20여 명분만 서빙하기 때문에 30분 전부터 줄 서 기다리는 손님들도 많다. ‘음식 향이 너무도 좋아 참선하던 스님도 담을 넘어 먹으러 간다’는 뜻의 불도장은 작은 자기 안에 수십 종의 건물(乾物)류, 해산물, 육류, 채소를 넣어 수일간 끓인 뒤 먹는 ‘슬로푸드’이다. 옆에서 데리야키를 구워주는 요리사는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싱글벙글. 양 총지배인은 “요리사들의 표정에서 고객과 소통하고 즐겁게 해주려는 의지가 느껴진다”며 “국내 호텔 레스토랑은 요리사 표정이 굳어있는데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 술 여인 그리고 홍콩의 밤

식사를 마쳤으면 이제 홍콩의 나이트라이프를 즐길 때. 빌딩들이 일제히 조명을 내뿜는 밤이면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감각적인 바와 클럽으로 집결한다. 센트럴 ‘랜드마크 빌딩’에 위치한 ‘주마’는 ‘컨템퍼러리 일식’ 콘셉트의 레스토랑 겸 바. 어디서 가져왔는지 신기한 거대한 돌덩어리 위에 대리석 석판, 그 위에 초밥 및 뎃판야키 등과 함께 오픈 키친이 펼쳐진다.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인 일본 슈퍼 포테이토의 작품이다. 캐나다 출신 주방장 매슈 애버젤 씨는 원래 디자인을 공부했던 미술학도로 일식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퓨전 메뉴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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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콩의 젊은 뱅커 및 외국인에게 인기가 좋은 레스토랑 ‘주마’의 ‘마술의 계단’. 사진 제공 주마
스페인식으로 꾸며진 야외 테라스서 사케와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당신은 홍콩의 밤이 너무 짧아 아쉬울 것이다. 복층 구조의 주마는 층간을 연결해주는 계단도 명물. 나풀거리는 스커트의 여인이 화려한 조명이 발밑에서 비추는 나선형 계단을 오르내리면 ‘쓰러질 정도’로 환상적이다 해 ‘마술의 계단(Magic Stairway)’이라 불린다. 디저트도 꼭 맛봐야 한다. 680홍콩달러(약 10만 원)짜리 ‘스페셜 핫 초콜릿 푸딩’은 엄청난 규모의 아이스크림과 용과 등 열대 신선과일로 덮여있다. 아이스크림도 즉석에서 제조하는 홈메이드로 30분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연인이 함께 와 이 화려하고 달콤한 디저트를 맛보면 사랑도 더욱 뜨거워진다고 이곳의 한국인 매니저 염만인 씨는 전한다. 어린이를 위한 식사 메뉴와 놀이공간도 준비돼 있어 주말에는 가족 손님들로 가득하다. 10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 주말 브런치 예약은 한참 전부터 서둘러야 한다.

사케와 퓨전 일식으로 배를 따뜻하게 한 뒤 스타페리를 타고 주룽(九龍) 반도로 넘어가며 홍콩의 야경을 감상한 뒤 택시를 타고 W호텔 홍콩으로 갔다. 2008년 9월 주룽 반도에 들어선 이 호텔은 72층 건물에 있으며 393개의 객실을 갖췄다. 호주와 일본의 유명 인테리어 회사가 합작해 디자인했다. 통통 튀는 발랄한 색깔이지만 화려한 치장보다는 ‘미니멀리즘’의 현대적 느낌이 강하다. 곳곳엔 나비 문양 벽지나 숲을 연상시키는 그림이 보인다. 통유리로 항구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도 근사하다. 다음 날 아침. 호텔 내 레스토랑 ‘키친’에서의 조식은 그 이름처럼 가정집 주방 옆 식탁에 앉은 것 같은 친근한 느낌. 장식장 안에는 예쁜 색감의 접시와 그릇이 가득하고 수제 요구르트와 즉석에서 만들어진 생과일 주스, 다양한 잼이 담긴 그릇들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진다.

○ 마음에 찍힌 강렬한 점, 딤섬

이튿날 점심 과제는 ‘딤섬’이었다. 딤섬은 우리 ‘점심(點心)’과 같은 말로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이다. 차를 마시며 즐기는 가벼운 간식이나 군것질거리로 여겨지지만 이 자체가 홍콩의 명물이 됐다. 딤섬을 제대로 맛보려면 홍콩 경마장 ‘해피밸리’ 근처에 있는 위만펑(譽滿坊)을 꼭 찾아야 한다. 상어지느러미, 어린 전복, 제비집 수프 등을 재료로 한 딤섬 메뉴들이 화려하다. 2003년 만우절 날 거짓말처럼 세상을 떴던 영화배우 장궈룽이 이 집의 단골이었다. 종업원에게 말을 잘하면 그의 사인이 담긴 방명록을 볼 수 있다. 한국인 여행객에게도 인기가 좋아 한국어 메뉴도 준비됐다. 돼지고기 야채말이와 바닷가재 수프도 별미이다.

저녁은 페닌슐라호텔의 정통 중식당 ‘스프링문’. 주룽 반도 침샤추이의 유서 깊은 호텔에 아르데코 스타일 인테리어의 이 레스토랑은 광둥식뿐 아니라 베이징덕 등 베이징 요리도 유명하다. 종업원이 잘 구워진 오리 한 마리를 통째로 가지고 나와 테이블 바로 옆에서 껍질 벗기는 과정부터 보여준다. 약간 느끼하지만 다양한 중국차와 함께 먹으면 좋다. 그러나 특별한 감동을 찾기는 무리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특별히 추천한 곳이었지만 이제 이 명성도 저무는 듯했다. 금요일 저녁 웬만한 식당은 1주일 전에도 예약하기가 힘들지만 이곳은 식당의 반도 차지 않았다.

오히려 페닌슐라 호텔에서는 이 호텔 꼭대기 28층에 있는 펠릭스 바를 추천한다.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디자이너 필리프 스타르크가 디자인한 최첨단 바로 항구와 시내의 스카이라인을 360도로 모두 볼 수 있는 전망은 입이 딱 벌어진다. 섹시한 디자인에 황홀한 분위기, 그만큼 비싼 가격이지만 한 번쯤 분위기를 내볼 만하다. 이곳 남자화장실도 유명하다. 거대한 통유리로 홍콩 시내를 내려다보며 시원하게 볼일을 보면 잊기 어려운 경험일 것이다.

○ 이곳에서 하룻밤이라면

양쪽의 창으로 환상적인 홍콩의 파노라마 전경을 즐길 수 있는 ‘어퍼하우스’ 객실의 욕조. 사진 제공 어퍼하우스
홍콩에서의 마지막 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어퍼 하우스(The Upper House)’ 호텔은 호텔을 새로 정의해야 할 만큼 기존 호텔과는 차원이 다른 신개념의 초특급 호텔이다. 홍콩 유명 디자이너 안드레 푸가 117개의 모든 객실을 손수 디자인했으며 가장 작은 객실이 220m²에 이를 만큼 큰 객실 규모를 자랑한다. 모던하고 팬시한 W호텔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움을 준다. 동양적이고 시적이고 감성적이라고 할까. 다양한 아시아 디자이너들의 예술 갤러리와 같은 공간이다. 입구에는 한국 최태훈 작가의 지구 모양 조형물이 있으며 6층 로비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는 일본 신전처럼 꾸며져 ‘도리 터널’이라고 불린다. 객실은 거실과 침실이 분리돼 있으며 널찍한 공간에 통유리로는 센트럴의 고층건물, 홍콩의 바다, 완차이 시티, 빅토리아피크 숲 등을 볼 수 있다. 파노라마 창을 양면에 끼고 중앙에 배치된 욕조에 앉으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책상에는 호텔 안내 디렉토리 대신 어퍼하우스만을 위해 특별히 공급된 아이팟 터치가 기다리고 있다. 호텔에 관한 모든 정보와 홍콩 여행 정보 등이 담겨있다. 로즈 오일 등 고급 샤워용품 및 트래블 키트까지 모두 갖춰져 있다. 특히 놀라운 것은 맥시바라 불리는 미니바. 모든 음료와 맥주 과자 캔디 초콜릿은 무료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에스프레소 머신에 9가지 종류의 차까지도. 49층의 ‘그레이 디럭스’는 스타 셰프 그레이 쿤즈의 레스토랑으로 광둥과 유럽 스타일의 조식을 즐길 수 있다.

‘인생은 요리와 달라 모든 재료가 다 준비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리안 감독의 1994년 영화 ‘음식남녀’에서 주인공은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 인생의 재료가 다 준비되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홍콩으로 떠나야 한다. 그래서 모든 재료가 준비된 홍콩 요리를 맛봐야 할 때다.

홍콩=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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