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서울/한 도서관 한 책 읽기]몽골 ‘게르’가 책 밖으로 ‘뚜벅뚜벅’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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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다룬 ‘국경없는 마을’ 강서도서관 체험 프로그램
옷 입어보고 집 만들어보고 “책 내용 살아 움직이는 느낌”
2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강서도서관에서 열린 ‘우리는 하나, 지구촌 문화체험’ 프로그램에서 몽골 출신 강사 뭉크자르갈 오동체렝씨(왼쪽 서 있는 사람)가 아이들에게 몽골의 전통가옥 ‘게르’ 모형 만들기를 지도하고 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2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강서도서관 지하 강의실. 시계가 정각 오후 3시를 가리키자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평일인데도 3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이어 몽골 출신 강사 뭉크자르갈 오동체렝 씨(평택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생)가 단상에 섰다. “몽골말을 배워볼까요.” “샌배노(안녕하세요).” “하르타이(사랑해요).”》
“몽골말 어때요? 재미있지요.” 아이들은 파란색 몽골 전통의상을 입은 오동체렝 씨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

이날 프로그램은 ‘우리는 하나, 지구촌 문화체험’. 다문화를 다룬 책 ‘국경 없는 마을’(서해문집)을 읽은 아이들에게 몽골의 문화를 시청각교재와 체험을 통해 생생하게 느끼도록 하기 위한 독서프로그램이다. 이 행사는 서울문화재단과 동아일보가 기획한 ‘책 읽는 서울’ 가운데 독서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 도서관 한 책 읽기’의 일환이다.

‘국경 없는 마을’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겪었던 생활의 어려움을 그들의 편지글이나 일기 형식으로 담았다. 책에는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러시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며 몽골 출신 고교생 ‘따와’가 고국으로 돌아간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글도 실렸다. 한국에 혼자 남게 된 따와는 진학문제, 학교친구와의 관계 등이 걱정이라고 어머니에게 어려움을 토로한다.

몽골말 배우기에 이어 몽골의 지리와 문화를 배우는 시간. 오동체렝 씨가 “몽골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한 학생이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다문화 체험은 이날이 네 번째 시간. 이에 앞서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러시아의 문화와 풍속에 대해 배웠던 아이들은 강의에 쉽게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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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풍속에 대해서도 배웠다. 몽골은 추석이 없지만 우리처럼 설날이 있다. 설날을 몽골말로 ‘차간사르’라고 하는데 ‘하얀 달’이라는 뜻이다. 여름에는 최대의 전통축제인 ‘나담’축제가 열린다. 나담은 게임이라는 뜻으로 이 기간에는 씨름, 말 타기, 활쏘기 대회가 열린다. 오동체렝 씨는 “7월 중순에 열리는 이 축제는 남자들에게 유목민과 전사로서의 자질인 용기와 힘, 도전의식을 테스트하기 위해 수세기 동안 열려 왔다”고 설명했다.

강의가 끝나자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 모형 만들기가 시작됐다. 강사가 준비해온 게르 모형을 참고로 종이 풀 테이프를 이용해 아이들은 멋진 집을 지었다.

서울 우장초등학교 3학년인 신호민 군과 쌍둥이 동생 지민 군은 몽골 전통의상 ‘델’과 모자 ‘말가이’를 착용해보고는 연방 웃으며 말했다.

“게르를 만들어 보니 책 속에서 막연히 생각했던 몽골이 어떤 나라인지 알 것 같아요. 인도네시아에 대한 프로그램에서는 전통음식도 먹어봤어요. 책의 내용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에요.” 학부모 이성진 씨도 “아이들이 체험행사에 참여하면서 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며 “책과 친해지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좀 더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서도서관 사서 이경희 씨는 “책 읽기를 강요해서는 효과가 없다. 복합적인 독서 유도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책 읽는 욕구를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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