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이민정 “진짜 연애는 어설픈 조작보다 진심이 더 통하겠죠”

동아일보 입력 2010-09-10 03:00수정 2010-09-1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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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 주인공 이민정
첫 영화 주연작 ‘시라노;연애조작단’에서도 TV 드라마에서처럼 ‘얼굴만큼 마음도 고운 여자’ 역을 맡은 이민정. “비현실적 캐릭터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정말 사랑한다면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배우 이민정2“사랑했던 사람과 이별하고 나서 흔히들 ‘왜 헤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나도 그랬다. 어떻게 멀어진 걸까.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사소한 균열이 쌓여왔던 걸까…. 자꾸 생각했다. ‘그저 조금 더 사랑했으면 됐을 텐데.’ 많이 공감한 대사다.”

16일 개봉하는 ‘시라노; 연애조작단’(12세 이상 관람가)에서 여주인공 희중 역을 연기한 배우 이민정(28)의 말이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는 장 자크 상페의 에세이집 제목 ‘속 깊은 이성 친구’를 떠올리게 했다. ‘시라노…’는 누구든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만큼 완벽하게 낭만적인 상황을 돈을 받고 연출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희중은 연애조작단 대표인 옛 연인 병훈(엄태웅)과 연애조작을 의뢰한 새로운 남자 상용(최다니엘)이 꾸민 ‘작전’의 표적이 되는, 복 많은 미녀다. “잘 짜여진 이벤트로 말이 길어지고 상황이 복잡해지면 진심이 묻혀 흐려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퉁명스러운 질문에 이민정은 “그런 교훈도 있는 영화”라고 답했다.

“결국 어설퍼 보이는 날것 그대로의 진심이 더 통한다는 것. 연애조작단 얘기지만 연애조작을 하라고 부추기는 영화는 아니다. 후반부 프러포즈를 받을 때 희중이 흘리는 눈물은 기쁨의 눈물일까. 나는 거기서 희중이 비로소 아프게 품고 살았던 옛사랑을 고스란히 떠나보냈다고 생각했다. 여자들은 다음 사랑을 받아들이면서 예전의 상처를 치유한다.”

해변 애정고백 신에서 원래 시나리오에는 희중이 반지를 받으며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돼 있었다. 이민정은 그보다 ‘믿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믿는 것’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을 흘리는 게 낫다고 김현석 감독에게 제안했다. 병훈이 남겼던 ‘믿음’에 대한 응어리가 그렇게 풀리는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 것. 영화 중반 병훈과 재회해 술을 마신 밤의 상황도 이민정의 제안으로 디테일이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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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희중이 병훈을 집에 데려와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남자는 키스하려 하고 여자는 애써 몸을 빼려 하는 상황으로 하자고 강하게 주장했다. 감독님은 ‘태웅 씨랑 키스하기 싫으니까 그러느냐’며 웃더라. 하하. 절대 아니다. 희중이 관객으로부터 연민 어린 공감을 얻으려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균관 대에서 연기예술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이민정은 원래 연출가를 꿈꿨다. 어렸을 때부터 그다지 ‘끼’가 있는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사설 극단에 들어가 연극을 했던 것 말고는 사람들 앞에 나서서 뭔가 해본 기억이 없다.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속도?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것 같다. 연기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시점이 늦었으니까. 이만큼씩 얻어가면서도 이렇게 잃어가는구나 느껴져서 허전한데. 정말 갑자기 확 달라지면 타격이 엄청나겠지. 얻는 게 있으면 무조건 그만큼 잃는 게 있다. 2년 전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들으면서 ‘캐스팅 잘렸다’는 전화 받고 3일 내내 펑펑 운 적이 있다. 어제는 친구가 전화로 ‘이러려고 그동안 애썼잖아’ 말해주더라. 그저, 한 계단씩. 그게 좋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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