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팬텀 씨]Q: 나무 깎아 만든 알펜호른, 목관악기인가요?

동아일보 입력 2010-09-09 03:00수정 2010-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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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이 있는 음악회에 갔다가 “플루트는 금속으로 만들지만 예전에는 나무로 만들었으므로 목관악기”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러면 나무를 깎아 만든 스위스 민속악기 ‘알펜호른’은 호른이지만 목관악기인가요?”(안화영·14·과천시 갈현동)

A: 떨림판 없이 입술진동으로 소리내면 ‘금관악기’

목관악기와 금관악기의 차이는 재료만의 차이가 아닙니다. 두 그룹의 핵심적인 차이는 오히려 소리(진동)을 어떻게 빚어내는가와 음높이를 어떻게 바꾸는가에 있습니다.

금관악기는 악기 끝부분(취구)에 입술을 대고 숨을 세게 불면 입술이 진동하면서 소리를 냅니다. 이와 달리 목관악기는 입에 대는 떨림판(리드)이 진동하거나 숨결이 갈라지면서 소용돌이를 일으켜 소리를 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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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명이 어렵다면 음높이를 바꾸는 원리에 따라 구분하는 게 편합니다. 목관악기의 경우 관(管)에 구멍을 여러 개 내서 손가락으로 막거나 열면 악기 안에 있는 공기기둥의 길이가 바뀌면서 음높이가 달라집니다. 오늘날 키(누름쇠)가 있는 목관악기도 키를 이용해 구멍을 빠르게 여닫기 쉽게 한 것뿐이지 이 같은 원리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반면 금관악기는 숨을 부는 강도와 입술 모양에 따라 갖가지 자연배음(自然倍音)이 나면서 음높이가 달라집니다. 기본음이 100Hz(1초에 100번 진동하는 소리)라면 200, 300, 400Hz 하는 식으로 소리가 달라지는 거죠. 금관악기의 중간 음역대에서 이 소리들은 대체로 도, 미, 솔 음이 됩니다. 우리가 금관악기의 ‘팡파르’에서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멜로디가 도, 미, 솔 3음계로 구성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여기서 의아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 금관악기도 ‘단추’를 눌러서 소리를 바꾸던데” 하고 말이죠. 금관악기의 밸브는 목관악기의 ‘키’와 기능이 다릅니다. 금관악기는 관이 돌돌 말려 있죠. 키를 누르면 이 돌돌 말린 관이 서로 다른 관으로 연결됩니다. 말하자면 관 사이의 ‘지름길’을 터주거나 닫아주어 공기기둥의 길이를 바꾸는 겁니다. 그렇지만 18세기 이전의 금관악기에는 이런 기능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전통적 관념에서 볼 때 금관악기는 ‘누름쇠가 없는 악기’였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보통 목관악기는 ‘나무로 만든 악기’, 금관악기는 ‘금속으로 만든 악기’라고만 설명할까요? 18세기 무렵 대부분의 목관악기는 나무로, 금관악기는 금속으로 만들면서 굳어진 명칭과 구분 때문입니다. 금관악기는 수 m의 긴 관이 필요해 나무를 깎아 만들기보다는 금속을 길게 펴서 만드는 쪽이 쉽고 경제적이었습니다. 질문하신 알펜호른 정도가 예외적인 경우이겠습니다만, 알펜호른도 엄밀히 구분하자면 ‘금관악기’ 가문입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연극 뮤지컬 무용 클래식 등을 보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팬텀(phantom@donga.com)에게 e메일을 보내주세요. 친절한 팬텀 씨가 대답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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