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필-사진으로 만나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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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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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인문학관 탄생 100돌 기념전

모더니스트 문인 이상(1910∼1937·사진)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전시회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는 9월 10일부터 ‘2010 李箱(이상)의 房(방)-육필원고·사진전’을 개최한다.

이상의 육필원고가 눈에 띈다.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로 시작되는 유명한 ‘오감도(烏瞰圖)’ 연작은 조감도(鳥瞰圖)의 ‘조(鳥)’를 이상이 ‘오(烏)’로 바꿔 표기한 것이다. 까마귀와 같은 눈으로 인간의 삶을 굽어본다는 뜻으로, 불길한 이미지의 까마귀를 제목에 써서 생을 어둡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드러냈다. 전시회에서는 한글 원고와 함께 일본어로 쓰인 시 원고도 선보인다. A4용지 반장 크기의 백지의 안과 밖에 연필로 쓰였다. 이 육필 원고에서 시의 제목은 ‘조감도(鳥瞰圖)’로 쓰였으며 이상은 이 작품을 출판할 때 교정원들과 싸우면서 글자를 바꿨다. 이 밖에 시 ‘이상한 가역반응’ ‘건축무한육면각체’ 등의 작품을 일본어로 쓴 육필원고가 전시된다.

경성고등공업학교 시절 안식처가 됐던 화실에서 붓을 든 모습, 파고다공원에서 옆구리에 책가방을 끼고 오른손에 담배를 든 모습 등 고교생 이상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소설가 김승옥 김채원 씨가 그린 이상의 초상화, 시인 김승희 씨와 소설가 구효서 씨 등이 쓴 헌사 모음도 볼거리다. 전시 기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평론가 이어령 권영민 씨, 소설가 윤후명 최윤 씨 등이 강사로 나서 이상의 문학에 대해 강연한다. 11월 6일까지. 02-379-3182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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