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이 남북한 인문사회과학 용어의 개념 차이를 담은 ‘남북한 학술용어 비교사전’을 최근 발간했다. 지금까지 남북한 언어 차이에 관한 연구나 과학기술 용어 차이의 비교는 이뤄져 왔지만 인문사회과학 분야 용어를 다룬 사전은 처음이다. 연구자 9명이 2006년부터 4년간 남북한의 사전을 비교해 1800여 개 항목을 선정했다.
사전은 언어학 역사학 철학으로 이뤄진 ‘인문’편과 정치행정학 군사외교학 법학 경제학 교육학으로 이뤄진 ‘사회’편으로 구성했다. 남북한의 표기가 다른 경우 함께 명시했고 사전적 정의와 남북의 사용 개념을 차례로 서술했다.
사전에 실린 다양한 용어의 개념을 비교해 보면 혁명과 주체사상을 강조하는 북한의 이념적 성향이 인문사회학 전반에 반영된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상계엄령’의 경우 북한은 ‘자본주의사회에서 반동통치배들이 인민들에 대하여 실시하는 파쑈적 폭압수단의 하나’로 정의했다.
연구 책임자인 이서행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남북이 분단된 지 60년이 넘어 학술 용어의 차이가 커졌는데, 인문사회 분야의 용어는 사회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통일 후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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