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9년만에 돌아온 말괄량이, 여전히 톡톡 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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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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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연출 ★★★★☆ 노래 ★★★★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에서 ‘프레드’(남경주·오른쪽)가 천방지축 날뛰는 말괄량이 ‘릴리’(최정원)를 힘으로 제압하고 있다. 사진 제공 신시컴퍼니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에서 ‘프레드’(남경주·오른쪽)가 천방지축 날뛰는 말괄량이 ‘릴리’(최정원)를 힘으로 제압하고 있다. 사진 제공 신시컴퍼니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연출 데이비드 스완)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재구성한 코미디 뮤지컬이다. 1948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2001년 국내에 처음 들어와 당시 객석 점유율 90%의 히트를 기록했다. 9일 개막 공연에서 접한 ‘키스 미 케이트’는 9년 만에 다시 서울 무대에 오른 작품이지만 여전히 웃기고 흥미진진했다.

뮤지컬은 극중극의 형식을 띤다.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공연하는 무대와 무대 뒤 풍경이 주 배경이다. 최정원(릴리 바네시)과 남경주(프레드 그레함)는 무대 밖에서는 이혼한 부부지만 ‘말괄량이 길들이기’에는 연인으로 출연하며 옥신각신 사랑 다툼의 코미디를 보여준다. 이런 이중의 구조가 “무대 속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공연일지라도 ‘키스 미 케이트’는 현실의 세계가 아닐까”라는 착각을 불러온다. 중반 이후에는 두 공연이 뒤죽박죽 섞이며 관객들을 한층 몰입하게 만든다.

9년 전 공연과 비교해 대사 및 음악에 큰 변화는 없다. 초연에서 ‘로아레인’을 맡았던 최정원이 ‘릴리’로 변신했고, 가수 아이비(본명 박은혜)가 ‘로아레인’을 새로 맡은 것이 큰 변화다. 최정원은 ‘말괄량이 길들이기’ 속에서 괴팍한 성격의 노처녀로, 무대 밖에서는 고상한 톱 여배우 역을 맡으며 농익은 연기를 한껏 펼쳤다. “남자 싫어”를 외치며 홀로 무대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그의 모습은 단연 압권이다. 남경주 또한 최정원 못지않은 폭발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두 명의 조폭이 펼치는 ‘깜찍한’ 감초 연기가 더해져 2시간 20분의 공연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롭다.

첫 뮤지컬 무대에 선 아이비의 로아레인 역은 나이트클럽 댄서 출신의 배우로 여러 남자를 유혹하는 ‘요부’ 역할이다. 섹시 가수로 활동한 그였던 만큼 노래, 연기, 춤에서 무난한 모습을 보였지만 노래의 저음 부분에서 종종 가사 전달이 불분명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i: 4만∼12만 원. 8월 14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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