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흑, 백을 몰아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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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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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9단 ● 주형욱 5단
준결승 2국 6보(92∼117)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92부터 다시 보자. 백 92는 귀에 뒷맛을 남기기 위한 응수타진. 하지만 지금은 적기(適期)가 아니었다. 집이 몽땅 타버릴 판인데 뒷산에 나물 캐러 간 격이라고나 할까.

흑 ○까지 있는 상황에선 참고 1도처럼 중앙과 우변 말을 연결하는 것이 시급했다. 주형욱 5단은 백 92를 보고 드디어 때가 왔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흑 93, 95가 중앙과 우변 백을 끊는 맥. 백이 난처해졌다. 이렇게 끊기면 두 개의 말을 동시에 수습하기가 쉽지 않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이창호 9단은 장고 끝에 흑 93, 95에 직접 응수하지 못하고 백 98로 방향을 돌린다. 주 5단은 아랑곳하지 않고 흑 99, 101로 백을 계속 밀어붙인다.

흑 107의 보강이 침착한 수. 주 5단은 공격에 강약을 주며 상대를 곤경에 밀어 넣고 있다. 백 108로 참고 2도 백 1로 두다간 흑 2, 4로 백의 눈 모양을 없애 생사마저 위태로워진다.

백 108이 굴욕적인 후퇴. 더 반발했다간 목숨을 건지기도 어렵다. 흑은 111로 탈출로를 차단하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백 116까지 간신히 살긴 했지만 흑 117이 금쪽같은 요소. 어느덧 하변 일대에 흑 집이 두툼하게 났다. 더구나 백 우하 귀에 ‘가’의 약점이 두드러진다. 흑이 일거에 우세를 잡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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