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 53회 국수전…과감한 행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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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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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9단 ● 주형욱 5단
준결승 2국 2보(19∼35) 덤 6집 반 각 3시간

누가 쫓고 쫓기는지 알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됐다. 이럴 땐 뒷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나중에 어떻게 되든 일단 정면에서 맞받아쳐야 한다. 일종의 기선 제압이다. 여기서 꼬리를 내리면 한참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주형욱 5단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흑 19로 밀어놓고 21로 백의 연결을 차단한 것이 최강수. 상대가 세든 약하든 물러서지 않고 대들면 움찔할 수밖에 없다.

백 24가 묘한 행마. 흑에게 나와서 끊으라고 유도하는 것 같다. 실제 흑이 참고 1도 1, 3으로 끊으면 백 4를 준비하고 있다. 백 10까지 백이 성공한 모습. 그렇다고 흑이 밑에서 밀어줄 수는 없다. 이 방면에 백 세력이 생기면 좌변 흑 돌이 괴로워진다.

주 5단은 손을 빼고 흑 27로 좌변 백에 선공을 가한다. 흑 29는 주 5단의 독특한 감각. 좋고 나쁨을 떠나 과감한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다. 또 이창호 9단을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결과도 좋다. 흑 31로 자리를 잡자 백보다 흑의 모양이 더 탄력적이다. 중앙으로 한발 더 머리를 빨리 내밀고 있는 점도 좋다.

흑 35로 참고 2도 흑 1에 두는 것은 무리. 백 8(흑 ○의 곳)까지 흑 모양이 무너진다. 흑 35로 뛰어나온 모습이 시원하다. 흑 돌이 좌변 백돌을 압박하는 형상이다. 주 5단이 선전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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